오늘은 하루종일 음울하고 비오는 날이었습니다.
이런 흐린 날엔 아늑한 찻집에 앉아 밖을 그윽히 내다보며
따끈한 차와 함께 미루었던 책을 읽어보는 것도 좋을 것입니다.
하루의 일을 대충 마치고 비오는 날 걷기도 뭐해서 차를 끌고
찻집으로 향했습니다. 잔뜩 사놓고 읽지도 못해 그동안 한 귀퉁이에
높다랗게 쌓아 두었던 책 중 하나를 집어 가방 속에 넣었습니다.
그 책은 조지 베일런트의 <행복의 조건 Aging well>
사람의 일생은
25세 까지는 연습
50세 까지는 전반전
75세 까지는 후반전
그 이후는 연장전이라는데…
이 책에서 연구 결과 50대 이후 사람의 삶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변수는47세 무렵까지 만들어놓은 인간관계라는 것입니다.
망가진 인간관계의 회복은 감사하는 자세와 관대한 마음으로
상대방의 내면을 들여다볼 때 이루어진다고 합니다.
노년엔 객관적으로 신체건강이 양호한 것보다
주관적으로 건강상태가 좋다고 느끼는 것이 더 중요하고
성공적이냐 성공적이지 못한 것이냐는
즐거움을 누릴 줄 아는 여유가 있는가 없는가에 있다고…
그리고50 대일 무렵 내놓은 중간결과에선 ‘건강하고 장수하려면
병원 가는 것보다는 배우는 데 시간을 더 투자하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긍정적인 노화란, 사랑하고 일하며 어제까지 알지 못했던
사실을 배우고, 사랑하는 이들과 함께 남은 시간을 소중하게 보내는 것이라고…
이 글을 읽으면서 오래 전 읽었던 미치 엘봄의
<모리와 함께한 화요일>이 생각납니다.
첫째, 마음을 나눌 사람을 찾았나?
둘째, 지역사회를 위하여 뭔가 하고 있나?
셋째, 마음은 평화로운가?
넷째, 최대한 인간답게 살려고 애쓰고 있나?
스위스의 철학자요 시인이었던 앙리 아미엘의 말 처럼
“어떻게 늙어가야 하는지 아는 것이야말로 가장 으뜸가는 지혜요
삶이라는 위대한 예술에서 가장 어려운 장”인 것 같습니다.
사람은 영혼의 밭을 잘 갈아서 삶을 즐거움이나
다채로움으로 가득 채우는 법을 알게되면
멋진 인생의 창조적 정원사가 될 수 있을 것입니다.
윤명희
2011-1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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