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신문에 육식왕 클린턴이 완전 채식주의자로 변신했다는 기사가 났습니다.  클린턴 전 대통령은 18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퇴임 후 두 차례 심장수술을 받았지만 그 후에도 심혈관 질환이 악화할 가능성이 있다는 경고를 받았다”며 “고기를 완전히 끊고 채소와 콩 위주의 식사를 하고 있다”고 말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식습관 개선을 “배가 빙산에 부딪혀 난파하기 전에 방향을 전환한 것”이라고 비유했다고 합니다.

어디 클린턴 뿐이겠습니까.  자신의 나쁜 습관을 고칠 생각은 않고 결국 몸에 파열음이 생길 때까지 고집스럽게 살면서 자신 만은 괜찮을꺼라는 자기최면에 빠져 사는 사람들이 꽤나 많습니다.  그 어리석은 일로 몇 달 전 경고음을 받는 일이 나에게도 일어났습니다.

집에 아무도 없을 때였습니다.  앉았다 몸을 앞으로 약간 숙이려고 했는데 허리가 그만 삐끗한 것 같았는데 그냥 꼬꾸라질 뻔 했습니다.  갑자기 누군가 허리를 날카로운 칼로 쑤시는 듯한 통증이 와서 비명을 지를 정도였는데 일어 날 수도 없고 누울 수도 없고 심각한 통증만 계속되었습니다.  그런 상태로 조금만 움직여도 심하게 아파 옴싹달싹 할 수 없이 몇 주 지났습니다.

2003년 11월 20일자로 미주중앙일보에 쓴 글 <급하지 않으나 중요한 일>이 생각나서 다시 나의 웹사이트를 들여다 보았습니다.  그 당시에도 허리가 아파 이젠 정말 열심히 운동하겠노라는 글이었고 다음은 그 글의 일부입니다.

“성공을 하지 못하는 부류의 사람들은 급하지도 않고 중요하지도 않은 일에 몰두한다고 한다.  그런 종류는 모든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들이라 하기가 쉽고 재미있고 즐길 수 있는 것들이라 인기가 있다는 것이다.  반면에 중요한 것들은 결과를 바라보고 하는 일들이라서 보다 나은 목적을 향해 가치를 두고 오랫동안 쌓아 올라가야하는 일들이 많아 사람들이 외면하기가 쉽다는 것이다.

중요하고 급한 것은 보여서 즉시 처리하지 않으면 않되기 때문에 즉각적인 반응을 하지만 급하지도 않으면서 중요한 일은 시간이 걸릴 뿐 만 아니라 당장 하지 않아도 별 문제가 될 것 같지 않아 사람들이 등한히 하기 쉽다는 것이다.  그러한 종류의 일에는 예방하는 일, 대인관계형성, 새로운 기회들을 인식하는 것, 장래를 계획하는 것들인데 건강을 위해 하는 운동은 미리 예방하는 차원이 될 것이다.  성공하는 사람들은 이 두 번째 유형에 속한 사람들이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엄청난 작업량과 스트레스에 시달릴 미국의 대통령들이 간혹 TV에서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는데 이러한 이유이기 때문이리라.  급하진 않지만 매우 중요한 것을 소중히 다룰 줄 아는 것이다.  많은 사람들이 그럴 시간이 없다고들 하면 미국의 대통령보다 더 바쁘냐고 묻곤 한다.  그들이 시간이 남아 돌아가서 운동하는 것이 아니라 그것이 급하지는 않지만 중요한 것을 알기 때문에 시간을 투자하는 것이라고.”

지혜의 왕이였던 솔로몬도 잠언서에 무수히 주옥같은 글을 남겼으면서도 정작 나이가 들어가면서 자기 자신은 주체할 수 없어 많은 오류를 범했던 것처럼 인간은 아는 것과 행하는 것 사이에는 먼 거리가 있는 나약한 존재들입니다.  아플 당시에는 잠시 정신차리고 열심히 실천하다가 조금 나아지는 듯하면 다 잊어버리고 다시 편안한 옛 상태로 돌아가기 쉽습니다.

그렇듯 심약한 존재이지만 다시 아픔에서 일어나 이젠 살기위해 꼭 운동하겠다고 다짐해봅니다.  더 이상 춥다고, 덥다고, 비가 온다고, 눈이 온다고, 밤에 잠을 잘 못 잤다고, 너무 피곤하다고 이리저리 핑게대지 않으려고 합니다.  앞으로는 건강의 경고음을 무시하여 그야말로 ‘배가 빙산에 부딪혀 난파하기 전에 방향을 전환’하는 어리석은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노력하고자 합니다.

요새 다시 걷기 시작했을 때 왼쪽 발바닥이 약간 거북했으나 몇 주 계속해서 걷고나니 지금은 괜찮아졌습니다.  처음엔 한 시간 걷는 것도 귀찮더니 차츰 나아지는 것 같습니다.  오늘은 새벽부터 2시간 걸었습니다.  머지않아 하루 3시간 걸어 볼 생각입니다.   다시는 어리석음을 반복하지 않을 것입니다.  아무리 경미한 경고음이라도 귀담아 듣고 곧 실천으로 옮길 것입니다.

 

윤명희
2011-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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