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 지를 여행하다 보면 짐승의 배설물을 연료로 사용하는 것을 보게 됩니다.  손으로 빚어서 잘 만든 것을 집 근처에 가지런히 널어놓았다가 다 말려지면 한 켠에 짚단마냥 수북히 쌓아놓습니다.  겨우내 쓸 땔감으로 부지런히 둥글거나 둥글네모로 메주 덩이 같기도 하고 혹은 넙적네모로 기왓장 처럼 만들어 잘 말린 후 차곡차곡 쌓아놓습니다.
인도네시아에서는 소의 배설물을 이용하여 벽돌을 만드는데, 이 벽돌은 점토로 만든 벽돌보다 단단하고 20% 더 가벼울 뿐만 아니라, 점토로 만든 벽돌과 생김새도 비슷하고, 냄새가 전혀 나지도 않는다고 합니다.
 점 토로 만든 벽돌은 나무를 태워서 굽는 데, 소똥으로 만든 벽돌은 미생물을 이용한 수소가스인 바이오 가스를 이용하여 굽기 때문에 이산화탄소 발생량도 줄일 수 있다고 하여 현재 소똥으로 만든 벽돌 ‘Cow Dung Brick’은 농업폐기물을 처리하기 위한 친환경적이고 경제적인 대안이 되고 있다고 합니다.
인 도는 말할 것도 없고 몽골에서도 소똥은 아주 소중하다고 합니다. 겨울이 되어 벽에 소똥을 바르면 난방효과가 탁월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8월 중순부터 6월초까지 눈이 펑펑 쏟아지기 때문에 땔감으로 소똥은 유용하게 쓰인다고 합니다.
한 국의 몇몇 한우농장들도 소똥을 난방 연료로 사용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소똥 보일러는 기름보일러 보다 50% 가량의 비용 절감 효과를 거둘 수 있다고 합니다.  축분 기계가 만들어 진 이후 소똥을 연료로 활용하는 마을이 늘어나고 있어 소똥 연료 개발로 농민의 부담을 덜어주는 동시에 환경처리 비용을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그리고 얼마 전 신문에 소똥 냄새 맡으면 폐암 위험이 감소된다는 기사를 읽은 적도 있습니다.  뉴질랜드 신문에 난 목축업에 종사하는 농부들의 경우 일반인들보다 폐암에 걸릴 위험이 5배 정도 낮다는 것입니다.
그 이유는 호흡을 통해 마른 소똥에서 나오는 먼지들을 들이마시게 되면서 소똥에서 자란 박테리아를 마시게 되어 병균에 대한 면역력이 생기기 때문이라고 합니다.
요 즈음 정원에서 많은 것을 깨닫게 됩니다.  꽃모종에 밑거름을 주면서 소똥에서 이렇게 향기로운 냄새가 나는 줄은 미처 몰랐습니다.  얼마나 향긋한지 아예 손에 한 웅큼 쥐고 코에 가까이 갖다대기도 합니다.  꽃을 심는 게 더욱 즐거워졌습니다.  가끔 시골길을 걸을 때 코끝에 아른거리는 향기로운 흙내음이 이런 것인 것 같습니다.
흙 은 모든 사람들의 고향입니다.  사람은 흙으로 빚어져서 죽은 후 흙으로 돌아가는 흙과 뗄래야 뗄 수 없는 존재들입니다.  그러므로 흙을 잘 보존하고 윤택히게 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한 것 같습니다.  흙을 황폐케하는 화학비료보다 흙을 살리는 갈색비료인 소똥을 널리 쓴다면 세상은 좀 더 나아질 것 같습니다.
인간의 두뇌로 조작된 세상이 아닌 자연 그대로로 돌아가서 자연과 함께 동화되는 세상 그러니까 아무 쓸모없다고 생각했던 소똥이라도 귀하게 여기는 세상이 진정 아름다운 세상인 것 같습니다.
 오늘도 아침 일찍 정원에 나가 소똥비료 냄새를 맡으며 싱싱하게 살아나는 꽃들을 봅니다.  지연이 가르치는 지혜는 무궁무진한 것 같습니다.
소는 정말 하나도 버릴 것이 없습니다.  사나 죽으나 사람들에게 뼈골이 부서지도록 봉사하고 그 배설물까지 유용하게 쓰임을 받습니다.
나도 소처럼 작은 것이나마 남에게 유익을 주는 존재가 되어야겠습니다.
2011/05/28
윤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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