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3월 11일 일본은 크게 흔들렸습니다.
아무리 대지진을 철저히 대비했다고 해도
사람이 어찌 천재지변을 다 막을 수 있겠습니까.
사람이 어찌 이 거대한 자연을 대항할 수 있겠습니까.

이런 예측불허한 재앙을 접할 적마다
항상 머리속에 급히 떠오르는 질문이 있습니다.
내가 이런 일을 당했다면 어떻게 했을까.
과연 세상종말이라면  무엇이 내게 가장 소중했을까.

내 것이라고 움켜쥐었던 모든 것들
가족과 재물이 한순간 사라져 버린다면
더구나 내 삶이 더 이상 존재치 못한다면
내가 했어야만 했던 것은 무엇이었을까.

재산도 지위도 명예도
우리의 생명을 지키지 못합니다.
불에 타 흔적없이 잿더미로 변하 듯
쓰나미에 휩쓸려 산산조각 떠내려가 버리 듯
다 사라져 없어질 것입니다.

그때 그렇게 중얼거릴 것입니다.
저렇게 허무하게 사라질 것들인데
그저 없으면 못살 것처럼 잔뜩 부둥켜 안고
왜 그리도 집착했었던고 한탄할 것입니다.

차라리 없어질 것인 줄 알았더라면
가난한 사람들에게 더 나누어 주었으면 좋았을 것을
남을 위해 선한 일을 더 했더라면 좋았을 것을
후회하며 안타까워 할 것입니다.

아무도 죽음이 어떤 형태로 다가올런지 모릅니다.
우리에게 언제 도적같이 닥칠런지 모릅니다.
천년만년 살 것 같이 자신을 높이며
움켜진 손 불끈쥐고 성공을 외치지나 않았는지요. 
우리는 얼마나 오래 살았느냐가 중요한 것이 아니라
어떤 삶을 살았느냐가 중요합니다.

참을 수 없는 것을 참았는가.
용서할 수 없는 것을 용서했는가.
사랑할 수 없는 것을 사랑했는가.
한 알의 밀이 땅에 떨어져 썩어야 열매를 맺 듯
자신이 죽는 법을 알아야 사는 법도 알게 될 것입니다.
아직도 가야만 할 아득하게 멀고 먼 길입니다.

“민족이 민족을 거슬러 일어나고, 나라가 나라를 거슬러 일어날 것이며, 여기저기서 기근과 지진이 있을 것이다. 
그러나 이런 모든 일은 진통의 시작이다.” (마태복음 24:7-8)

2011/03/12
윤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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