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캐롤 어바야(Carol Abaya)는 자신의 힘들었던 경험을 토대로 샌드위치 세대(Sandwich Generation)에 대해 전문적으로 다루면서 전국적으로 알려지게 되었습니다.  특히 언론인으로써 오랫동안 이 문제에 대한 글을 미국 각 유명 신문에 썼고, 특히 그녀가 만든 잡지 Sandwich Gereration 에서는 처음으로 이들이 어떻게 도전해야 하는 가에 대해 언급을 했습니다.

그녀는 이 샌드위치 세대를 3가지로 분류했습니다.
• 전통적 샌드위치(Traditional): 보살펴야 할 연로하신 부모와 자신의 자녀들이 있는 경우.
• 클 럽 샌드위치(Club Sandwich): 50대에서 60대에 이르는 세대로 늙으신 부모, 성인 자녀 그리고 손자들이 있거나,           30대에서 40대 사이에 있는 세대로 어린 자녀들과 늙으신 부모 그리고 손주들을 돌보아야 하는 세대.
• 열린 샌드위치(Open Faced): 노인들을 돌보는 일에 종사하는 사람들.

어 제 둘째 딸이 전화를 했습니다.  두 아이를 돌보던 내니가  더 이상 못할 것 같다며 걱정하는 것이었습니다.  두 아이들이 벌써 다음 달이면 학교를 가게 되었습니다.  3살부터 가는 학교라 아침에 시작해서 4시간 동안 공부하는데 6개월 후엔 하루 종일 수업을 받을 수 있다고 합니다.  그런데 지금의 내니가 예전엔 운전을 했었지만 오랫동안 기차나 버스로 다니다 보니 다시 운전면허도 받아야 했습니다.  아마 그것이 많은 스트레스가 되었던지 자주 짜증을 내고 아무 것도 하지를 않아 어쩔 수 없게 됐다는 것입니다.

새 로 운전할 수 있는 내니를 찾아도 아이들이 낯설어 하겠으니 나에게 얼마동안 만이라고 같이 있어 달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밝은 음성으로 흔쾌히 허락하면서 엄마는 너희들을 언제나 도울 준비가 되어 있으며 너희들이 필요할 땐 언제나 사용가능한 스페어타이어(Spare Tire)가 될 것이라고 큰 소리 쳤습니다.

그런데 요즈음 점점 눈에 띄게 연로해지시는 엄마를 보며 마음이 아픔니다.  그 동안 정정하시던 모습은 어느 새 허리가 휘면서 키도 현저히 줄어드시는 것 같습니다.  더구나 좋았던 치아가 하나 둘 고장이 나더니 윗니 전체를 보조치아로 갈아야만 했고, 그나마 자꾸 떨어져 내려 임플랜트를 네 곳에 박는 수술을 하고 아랫니도 두 개나 신경치료와 함께 씌워야 하기 때문에 3달 간 계속 치과에 가셔야합니다.

그러니 딸에게 큰 소리는 했지만 여러가지 일들을 어떻게 소화해 낼 수 있을지 걱정이 됩니다.  이젠 더욱 샌드위치처럼 낀 세대라는 것을 실감하게 됩니다.  이곳저곳에서 오라는 초청을 받은 후 말만 하고 못가게 되는 경우가 비일비재합니다.

나야말로 캐롤 어바야의 분류에 의하면 클럽 샌드위치에 속한다고 보아야 할 것입니다.  이럴 땐 내 몸이 몇 개쯤 되었으면 얼마나 좋을까라는 생각도 합니다.  엄마는 내게 딸이 둘이니 망정이지 몇이나 되었다면 어쩔 뻔했느냐며  웃으십니다.

캐롤 어바야는 이것을 꼭 기억하라고 합니다.
• 연로한 부모나 어른을 섬겨야 할 때, 이것은 옳고 저것은 그르다고 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습니다.
• 모든 상황과 관계는 다 다릅니다
• 어려운 상황을 개선하는 데에는 요행(magic wand 마술 지팽이)이란 없습니다.

그러나 가만히 생각하면 오라는 곳이 있고 일생동안 나를 위해 말없이
희생하신 엄마가 계시다는 것만으로도 큰 기쁨이요 축복입니다.
비록 사이에 끼어 엉거주춤할 때도 있지만, 그래도 나를 필요로 하는
자녀들과 손주들이 있다는 것은 얼마나 행복한 초청인지요.

딸에게 말했습니다.  그저 엄마의 건강을 위해 기도를 해 달라고요.
짬짬이 치과에 가시는 엄마에게 불편하지 않게 차편도 제공해 드려야겠고
그리고 이 기회에 좀 더 손주들을 안고 하나님의 축복의 통로가 되길

2010/12/06
윤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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