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 하원을 모두 장악했던 미국의 민주당이 몇 주 전에 있었던 선거에서 패배함으로 하원의원을 공화당이 장악하게 되었고 이것은 유권자들의 심정을 표현한 것이라고들 했습니다.  이래저래 오바마 대통령의 앞 길이 순탄치 않음을 보게 됩니다.

2008년 당시 전쟁의 소용돌이에 휘몰린 부시의 인기하락으로 반사이익을 얻어 당선되었다는 말들이 파다하면서 당선되었지 만 오바마 대통령은 미국 최초의 흑인이라는 점에서 많은 이민자 소수민족들에게 희망과 위로를 주었습니다.

그 때 많은 이민자들은 과연 미국은 정말 위대한 나라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불과 50년 전만 하더라도 감히 상상도 할 수 없었던 일이 일어났던 것입니다.  흑인도 미국의 대통령이 될 수 있다면 앞으로 동양인, 특히 이곳에서 태어난 우리의 자녀들도 미국을 움직이는 대통령이 될 수도 있다는 행간의 글을 읽었던 것입니다.

그런데 요즈음 오바마의 인기가 시들해지는 것 같습니다.  같은 흑인으로 미국인들의 존경을 받는 콜린 파워마저 오바마에게 방향을 잃어버린 것 같다는 일침을 가했던 것입니다.  더구나 최근 미국 유권자 가운데 절반이 2012년 대선에 나오지 말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는 조사보고가 나왔습니다. 

정치란 국민들을 배부르고 등 따스하게 해주는 일종의 작업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간단하게 말해서 경제입니다. 

대 학을 나와도 직장을 얻기 매우 어렵게 되었습니다.  오죽하면 얼마 전 보스톤 대학교 총장을 상대로 법대 졸업반 학생이 고소를 했겠습니까.  법대 졸업장을 안 받아도 좋으니 그 동안 학교에다 낸 등록금을 돌려달라고 말입니다.  졸업한다고 해도 취직도 어렵고 살 돈도 없어 어쩔 수 없다는 것이었습니다. 

이곳 한인 사회에도 찬 바람이 불기는 마찬가지입니다.  가끔 가던 식당이지 만 손님들이 눈에 띄게 줄어드는 것 같더니 며칠 전 크레딧카드 기계가 고장났다며 현금만 받는다고 하여 놀랐던 적이 있습니다.  교회들도 헌금이 걷히질 않아 문을 닫는 작은 교회들이 여럿 된다는 소식도 들립니다.

그래서 그런지 요즈음 그 때 들었던 이야기가 더욱 나의 뇌리를 맴돌고 있습니다.  2008년 대통령선거가 한창일 때 아이비 리그 대학을 나온 아시안들의 모임이 있었습니다.  MIT를 졸업하고 회사를 창업하여 성공사례에 꼽히는 한 기업가가 자신의 의견이라며 이런 말을 하는 것이었습니다. 

“사람들이 부시가 싫어서 오바마를 뽑긴 뽑을 것입니다.  그러나 그것이 산적한 문제의 해결이 되리라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흑인들은 법대를 나오고 사회에서 경력을 쌓아도 주로 인권문제나 소수민족 권리를 옹호하는 분야에서 투쟁했지 거대한 기관이나 큰 회사를 경영한 경험이 없기 때문입니다.”

이 이야기를 다른 곳에서도 많이 들었던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도 민주화다 뭐다 데모하고 투쟁만 하다가 정권을 거머쥔 후 결과적으로 이룬 것 없는 정치적 실패자들을 여럿 보았기 때문입니다. 

2010/11/22
윤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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