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과 글에 관심이 많기 때문에 보고 싶은 사진전이나 좋은 책이 나오면 가던 길을 멈추게 됩니다.  그렇기에 시인 박노해의 사진전 ‘나 거기에 그들처럼’ 전(展) 프레스 오픈이 10월 6일 오전 11시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렸다는 기사를 접하고 이럴 때 서울에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사진전 제목도 시인다운 표현이지만, 아프리카, 중동, 아시아, 중남미 현장에서 기록해온 흑백 필름사진 120점이 전시됐다니 정말 가보고 싶은 생각이 듭니다.  내가 사진에 담고 싶은 곳도 그런 곳이기 때문입니다.

신문엔 그에 대해 이런 기사가 실려있었습니다.

1980년대 ‘얼굴 없는 노동자 시인’으로 유명했던 박노해씨.  그의 이름은 셋이라고 합니다. 본명 박기평(基平)은 ‘평화의 기틀을 잡으라’는 뜻으로 부모님이 지어주신 것이고, 시집 ‘노동의 새벽’의 필명 박노해(勞解)는 ‘박해받는 노동자 해방’의 줄임말이죠. 형과 여동생이 신부·수녀에다 자신도 신부가 되기를 원했던 그의 가톨릭 세례명은 ‘가스파르(Gaspar)’ 입니다. 가스파르는 별을 따라 베들레헴의 아기 예수를 찾아 경배했던 동방박사 3인 중 한 명이라며, 먼 거리를 걸어 새로운 세계의 탄생을 지켜보는 그런 의미랍니다.

그의 삶과 사고의 궤적은 박노해로 출발해 박기평을 지나 박 가스파르로 향해 가고 있는 듯했습니다. 6일 인터뷰에서 그는 “실패한 사회주의 혁명의 오류를 정직하게 반성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이후 이라크 반전 평화운동을 거쳐, 그는 이제 지구촌 곳곳 오지의 소외된 사람을 찾아가 더불어 도와주고, 그 현장을 기록하는 사진가로 변신해 있었습니다. 인터뷰 말미 그의 인생 결론은 “사랑이 없으면 아무것도 아닙니다”였습니다. 파란만장한 53년 삶을 살아온 한 혁명가가 ‘고린도전서 13장’의 말씀을 삶의 해법으로 확신하게 된 이유를 독자들과 공유해 봅니다.

어떻게 살아야 하는가 하는 질문에 그는 그의 시 ‘참사람이 사는 법’으로 대답을 대신했다고 합니다.

‘손해 보더라도 착하게/ 친절하게 살자/ 상처 받더라도 정직하게/ 마음을 열고 살자/ 뒤처지더라도 서로 돕고/ 함께 나누며 살자/ 우리 삶은 사람을 상대하기보다/ 하늘을 상대로 하는 거다/ 우리 일은 세상의 빛을 보기보다/ 내 안의 빛을 찾는 거다’.

사람은 하나님의 영을 받은 영적존재이기 때문에 하나님을 만나야 비로서 영혼이 풍부하게 채워져 거룩과 순결을 찾는 것 같습니다.  그렇기 전에는 세상을 향해 분노와 절망 그리고 저주를 퍼부으며 자기 마음대로 살고 자신을 섬기게 되는 것 같습니다. 자기 중심을 그리스도 중심으로 바뀔 때에야 비로소 마음의 평안함을 느끼게 될 것입니다.

나도 ‘나 거기에 그들처럼’ 힘들고 어려운 삶을 사는 사람들의 영혼을 위해 조그만 도움이라도 되었으면 합니다.  아니, 먼저 주위에 힘든 사람들의 영혼에 도움이 되어야겠습니다.  정말 ‘사랑이 없으면 아무 것도 아닙니다.’

2010/10/10
윤명희

495 total views, 1 views to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