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6년 미국 플로리다에서 갑자기 꿀벌들이 없어지는 현상이 일어난 후 수 년 간 같은 일이 미 전국을 휩쓸어20~40%가 실종되는 일이 벌어졌습니다. 물론 그 전에도 실종되는 일이 있었지만 그처럼 많은 꿀벌들이 사라졌던 일은 없었던 것입니다. 아니 꿀벌뿐만 아니라 제비, 무당벌레, 반짓불도 어디론가 사라져버렸다고 합니다. 미 농무부는 이 문제에 대한 연구를 하게 되었습니다.
그러나 사라진 꿀벌들의 시체가 발견되지 않아 이 실험이 어려웠다고 합니다. 그저 전문가들은 1. 농작물 살충제 2.유전자 변경 식물 3. 신종 바이러스 4.휴대폰 전자파 5. 지구 온난화 때문이 아닐까 추측할 정도였습니다.
뉴 욕타임스에 따르면 메릴랜드주의 육군 소속 과학자들과 몬태나주의 벌 전문가들이 공동연구한 후 꿀벌의 떼죽음 현상은 바이러스 감염에 의한 것으로 이들 바이러스와 균류는 모두 서늘하고 습한 날씨에 잘 번식하고 벌의 내장에서 활동한다고 합니다. 그런 점에서 벌에게 영양실조를 일으킨 것 같다고 보았으나 어떤 식으로 결합하는지는 아직 규명하지 못했다고 합니다.
한 편 전문가들은 야생 수분 매개체 복구를 위해 ▶농장 주변의 잡초를 뽑지 말고▶벌레들을 위한 꽃밭을 만들며 ▶농장 가장자리에 관목을 심어 울타리를 설치하고 ▶농지 일부는 경작하지 않은 상태로 야생벌의 놀이터로 남겨둘 것을 권유했습니다.
아인슈타인은 “꿀벌이 지구상에서 사라지면 인간은 그로부터 4 년 정도밖에 생존할 수 없을 것이다. 꿀벌이 없으면 수분도 없고 식물도 없고 동물도 없고 인간도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또한 환경 전문가 로완 제이콥슨은 “자연은 하나의 유기체다. 단지 벌의 문제가 아니라 지구 환경 시스템이 무너지고 있다”라고 말했습니다.
꿀벌과에 속하는 꿀벌은 개미와 더불어 벌목에 속하고, 배에 굵은 황갈색 가로띠의 모양을 보고 꿀벌이 쉽게 구분됩니다. 그런데 꿀벌이 사람과 같은 포유동물이라는 주장도 있습니다. 그것은 낮은 번식률, 젖과 로얄젤리의 유사성 그리고 벌집이라는 ‘사회적 자궁’에 사람은 36도인데 꿀벌의 유충은 35도로 일정한 체온유지. 집단지성등 유사점이 많다는 것입니다.
내가 어렸을 때 가까운 곳에 육촌이 살고 있었습니다. 서울의 번잡한 주택지였지만 이층에는 큰아버지가 작은 꿀통을 놓고 취미삼아 기르셨습니다. 자주 올라가서 꿀벌들을 들여다보며 그들의 세계에 흠뻑 빠진 적이 있습니다. 그들만의 신호가 있어서 아침에 꿀벌들이 문을 나설 때 문지기벌이 날개를 쳤고 들어오고 나가는 것읋 일일이 체크하였으며 저녁 해질 무렵이면 정확하게 꼬리를 밖으로 향하고 날개를 윙윙거리며 신호를 보내는 것이었습니다. 그러면 얼마 후 정확하게 꿀벌들이 돌아왔습니다.
여왕벌, 일벌 수벌, 정찰벌, 유모벌, 난방벌, 주유별, 수집벌, 경비벌…. 이렇게 무수한 꿀벌들이 통제나 지시없이 세분된 역활분담을 스스로 알아서 수행한다는 게 너무 경이로웠습니다. 밖에서 꽃단지를 발견하면 다른 꿀벌들에게 알리기 위해 8자를 그으며 계속 날면서 서로 정보를 알려주기도 했습니다. 그렇게 작은 개체들도 그렇듯 정확한 고도의 운영체계가 있다는 게 여간 신기하지 않았습니다. 꿀벌과 개미는 같은 벌목에 속한다는 데 꿀벌처럼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는 것도 개미들일 것입니다.
미국의 꿀벌들이 제2차 세계대전 당시에는 약 600만 개나 되었던 벌통이 2005년에는 240만 개로 감소됐다고 합니다. 세계 식량의 1/3 이 곤충의 꽃가루받이에 의해 생산되며 그 중 80%가 꿀벌에 의한다는 데 인간생존에도 직접 연관되는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꿀벌이 없으면 농사도 지을 수 없기 때문입니다.
정원엔 점점 짙어가는 가을을 불태우며 마지막 생명을 피우는 꽃들 위로 몇 마리 나비와 벌들이 날고 있습니다. 내년엔 채소는 올해처럼 자그마하게 가꾸고 예쁜 꽃들이 더 잘 자라게하여 벌레들을 위한 꽃밭을 만을고, 잡초는 되도록 뽑지 않아 야생벌과 나비들의 놀이터로 만들 생각입니다.
남 탓 하지말고 나 자신부터 작은 일에 충성하여 에너지 절약과, 과일이나 야채 찌꺼기로 퇴비를 만들고, 스프레이와 살충제 사용을 줄여 꽃으로 가득 찬 정원을 만들어 더 많은 나비와 꿀벌들이 날아들게 해 하나님이 지으신 자연상태로 더 가까이 갔으면 합니다.
2010/10/09
윤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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