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C 3,000 년 경부터 페니키아인들이 해안지대에 거주하면서 티레, 시돈, 바일, 사렙다 등의 여러 도시국가를 건설하여 지금의 레바논이 되었습니다.  거대한 로마유적들과 기독교유적들을 많이 가지고 있는 산세가 아름답고, 자원이 풍부하고, 겨울에 눈이 오는 중동의 스위스로 불리울 정도로 아름다운 나라입니다.

그러나 지정학상 강국 사이에 끼어 여러번 전쟁터로 변하는 쓰라린 역사를 가진 나라입니다.  현재의 터키, 시리아등 여러 나라의 지배를 받다가 1944년 1월에 독립하였으나  기독교도 마론파와 이슬람교 수니파와의 갈등 그리고 이스라엘의 독립으로 쫒겨난 팔레스나인 난민(약 30만명)들의 게릴라화 된 PLO의 복잡한 양상이 내전으로 치닫게 되었습니다.

1975년에 시작된 전쟁이 1990년까지 계속되었습니다.  그 사이 마론파를 지원하기 위해 시리아에서 약 3만명 군대를 보냈고 이스라엘도 탱크. 차량, 대포등의 장비를 지원하고 나중엔 이스라엘군들도 레바논을 침공하여 PLO를 공격하면서 2천 여명 정도 사망하고 약 25만 명의 난민이 발생한 사건입니다.

여러 해 전 레바논 여행 중 수도 베이루트에 갔을 때 시내 중심가에 길게 세워진 여러 개의 커다란 판 앞뒤에 붙어있는 사진들이 눈에 띄었습니다.  자세히 들여다보니 내전으로 할퀴고 간 상처들을 고스란히 사진으로 담아 그림 하나하나 마다 그 때와 지금의 사진들을 나란이 대조시킴으로 후세에게 이런 비극이 절대로 다시 일어나선 안된다는 교육적 역사 설명이 곁들여 있었습니다.

한국을 생각하며 얼마나 부러웠던지요.  돈이 많이 드는 것도 아니고 참신한 아이디어만 있다면 작은 공간에 과거와 현재를 얼마든지 연결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한국의 학생들이 초대 대통령이 누군지도 모르면서 북한의 김일성은 잘 알고 있다는 기사를 읽고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6.25가 왜 그리고 어떻게 일어났는지도 모른다니 부끄럽게 되었습니다.

레바논 처럼 역사의 불행했던 과거와 현재를 접목시켜 중요 거리에 야외 사진전시장을 마련하면 따로 일일이 설명하지 않아도 오며가며 읽고 보는 것만으로도 훌륭한 역사교육이 될 것입니다. 

어 느 대통령이 임기가 끝나면서 청와대의 컴퓨터를 망가뜨리고 모든 재료들을 사저로 옮겨도 누구 하나 해결하지 못하는 나라가 제대로 된 나라라고 할 수 있는지요.  어떻게 그 지경까지 떨어졌는지 모르겠습니다.  정치인들은 사리사욕에 눈이 멀어 국가의 중대사는 뒷전이 되었는가 봅니다.

오늘이 일본 제국주의의 식민지로 전락된 지 100년(1910년 8월 29일부터 36년간)이 된다고 하니 더욱 우리의 역사를 잊지 말아야겠다는 생각이 간절합니다.  한국인의 정체성을 말살하고도 너무 무지한 나라를 도와준 셈이라고 오히려 큰 소리 치는 일본을 향해 정치인들이 자신들의 목소리를 제대로 내지도 못하면서 국회에선 타의 추종을 불허할 만큼 치고 박고 싸우고 공중부양을 하고 때려부셔도 부끄러운 줄도 모르는 것을 보면 정말 어이가 없습니다.

얼마 전 1900년 전후의 사진들을 보고 거의 충격적이었으며 나도 모르는 것이 너무 많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더운 여름이라 그랬는지 여자들이 젖가슴을 드러내놓고 살았다는 것은 금시초문이었던 것입니다.  불과 100여년 전의 일이었는데 말입니다.  몇 장의 사진으로 그 당시 여자들의 삶이 얼마나 고달프고 힘들었을까를 생각하며 현재의 삶이 얼마나 감사한지 말로 다 표현할 수 없었습니다.  새삼 기록사진의 위대한 힘을 느낄 수 있었습니다. 

한국이 세계 최고의 디지털 강국이라고 자랑만 할 게 아닙니다.  우리도 모든 기록들을 모아 국민에게 알릴 것은 바로 알리고 모든 방법을 동원하여 역사교육을 공고히 해야합니다. 

옛 것을 앎으로 새 것을 더 잘 알 수 있습니다.

2010/08/29
윤명희
 



519 total views, 1 views to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