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 한 개그맨이 어떻게 일본어를 잘 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기사가 있었다. 그는 4월부터 일본 NHK의 한국어 강좌 방송을 진행하고 있고, 최근엔 아리랑 TV에서 일본어로 한국어를 가르치는 프로그램 MC를 맡았다고 한다.
2주에 한 번씩 일본에 갔다 온다는 그는 일본어 습득에도 일가견이 있었다. “일본어는 우리말과 어순이 같아서 처음엔 쉽게 배우는 것 같지만 점점 더 어려워져요. 또 언어라는 게 말만 배워서 되는 게 아니고 그 나라의 역사•관습•문화를 다 알아야 이해할 수 있죠. 진행하면서 상황에 맞게 순발력 있게 대응해야 하니까 공부를 많이 해야 해요.”
일본인 아내 덕분에 일본어를 더 유창하게 할 수 있게 되었을 그에게 어떤 특별한 비결이 있었는지를 물어보니 자신의 언어습득 최고의 비법은 다름이 아니라 다음과 같다고 자신 있게 밝혔다.
” 딱 하나죠. 그 나라 사람하고 사랑하면 돼요. 이건 아내한테 비밀인데 일본 유학 가자마자 3개월 만에 일본인 여자친구를 사귀었어요. 사랑하니까 내 마음을 전해야 하는데 언어가 안 통하니 죽어라 공부했죠. 공중전화 박스 붙들고 1시간 동안 대화하고 사전 찾아가며 실력이 확 늘었어요.”
몇 해 전 한 봉사기관을 돕고 있을 때 어떤 회의에서 있었던 일이다. 회의는 절반이 넘는 이민 2세들의 적극적인 참여로 주로 영어로 진행되곤 했다. 대부분의 이민 1세들은 미국에서 공부한 몇 명만 제외하고는 제한된 영어표현력으로 간단한 대화 이외에는 대체로 듣는 편이었다.
그 자리에 20대 중반쯤 되어 보이는 낯선 여자가 앉아 있었는데 그녀는 미국에 유학 온지 1년밖에 안됐다는 것이었다. 그런데 그녀가 놀랍게도 영어를 아주 유창하게 했다. 그것도 숨을 들이 마셔가면서도 끊지 않고 쉴새 없이 말하는 것이었다. 모두 감탄하고 있는데 그 옆에 앉아 있던 이 모임의 한 책임자가 그녀에게 질문했다. “미국인 남자친구가 있지요?” 그녀는 약간 당황한 듯 하더니 대답했다. “네.”
나는 어떻게 그런 생각이 났을까 입을 다물지 못하고 책임자를 쳐다 보는데 경험이 풍부한 그녀는 당연한 듯 조용히 이렇게 말하는 것이었다. “같이 있지 않으면 그렇게 빨리 배울 수가 없지요.”
이 럴 때면 왜 자꾸 영적 언어가 생각나는 것일까? 세상의 사랑도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닌 것처럼 영적 사랑도 아무나 못하는 것 같다. 세상에 속한 언어도 이러할진대 천국 언어는 어떠할 것인가? 하나님을 사랑하는 사람들은 성경을 찾아 읽으며 기도로 대화하게 된다. 지금도 하나님의 임재를 사모하고 신령한 은혜를 갈망하는 수 많은 사람들이 방언을 말한다.
“방언을 말하는 사람은 사람에게 말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께 말하기 때문에, 그가 하는 말을 알아들을 수 있는 사람이 없습니다. 그 사람은 성령으로 하나님의 비밀들을 말하는 것입니다.” (고린도전서 14:2)
만 남이 순수하지 않으면 관계는 깨어진다. 전혀 계산되지 않고 존재 그 자체, 그 자리에 그대로 머물러 있어도 감사할 수 없다면 자꾸 자신 쪽으로 끌려는 관성으로 인해 그 사랑은 오래가지 못한다. 사랑은 상대에게 다가가는 것이다. 사랑하니까…
이것은 세상의 사랑은 물론이려니와 영적 사랑도 마찬가지이다. “내가 사람의 방언과 천사의 말을 하더라도 내게 사랑이 없다면, 나는 울리는 종과 시끄러운 꽹과리와 다를 게 없습니다.” (고린도전서 13:1)
2008/11/05
윤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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