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처럼 헷갈려 본 적도 없었던 것 같다. 한국이라는 나라가 연일 무슨 일로 또 발칵 뒤집어져 소란스러울까 자뭇 걱정스럽다. 미국에 이민와 살면서 이곳에 뿌리를 내리고 살기도 바쁜 세상에 두고 온 조국에 대해서 뭐 그렇게까지 신경 쓸 필요가 있는냐는 빈정거림도 있지만 그게 그렇게 쉬운 일인가.
털면 먼지 나지 않는 것이 하나도 없겠지만 지금 돌아가는 모양새 하고는 구석구석 먼지 정도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퀘퀘한 곰팡이 냄새까지 진동해 자칫 잘못하다가는 몹쓸 병에라도 걸리게 되지 않을까 저으기 걱정스럽다.
북 한 주민들의 인권신장과 탈북지원 활동을 벌여온 독일인 노르베르크 플러첸씨가 북한에 라디오를 담은 풍선도 못 날려 보내게 하고선 돈 들여 모셔온 북한 선수들과 여자 응원단들에겐 쩔쩔 눈치봐가며 장군님 초상화를 비 맞힌다고 오던 길 되돌아가 울며불며 달려들어 떼어내리는 꼴을 보아야만 했다.
모든 종교를 말살하고 자신을 신격화 시켜 섬기게 만든 북한 정부를 같은 민족이라는 정서적 감정을 자극하여 한 민족 운운하며 무조건 이해하고 감싸 안아야 한다고 종교인들마저 동조하며 부추기는 것은 아무리 이해하려고 해도 할 수 없는 일이다.
북한에서 주체사상의 이론가이며 조선노동당 비서였던 황장엽씨는 1997년 2월 북한을 탈출한 이후 안가에 깊숙이 머물고 있는데 말이 보호이지 출국허가 받기도 어려웠는데 경계인이라는 현란한 언어를 써가며 재독학자 송두율씨를 해외 민족투사로 둔갑시켜 초청한 것은 윗 사람들의 허락 없이는 이루어질 수 없는 치밀한 작전으로 성립되었다고 밖에 볼 수 없다.
부패감시 국제 민간단체인 국제투명성기구(Transparency International)는 한국의 부패지수가 작년보다 10단계 추락한 50위라고 발표했다. 뇌물수수 정도, 외국업체들의 기업환경, 정치인 및 공무원의 부패 사정 그리고 수출입 통관시 불법비용 요구등의 항목에 대해 세계 각국 국민들을 상대로 설문조사한 결과이다.
노무현 대통령 측근들의 끊임없는 비리의혹들로 인해 국정운영에 차질이 올 정도가 되었고 대통령의 인기도는 날개 없이 추락해 버린듯 하다. 업친데 덮친 격으로 노 대통령의 20년 측근인 최도술 전 청와대 총무비서관의 비자금 수수의혹이 불거지자 급기야는 “재신임을 묻겠다”는 강공 발표가 있었다.
일전에 한나라당 의원들이 노무현 대통령과 개구리의 공통점 5가지를 내놓은 적이 있다. 올챙이 적 시절 생각 못하고, 시도 때도 없이 지껄이고, 우물 안에서만 살고, 어디로 튈지 모르고, 생긴게 똑 같다는 것이다. 비딱한 농담이긴 하나 수긍이 가는 점도 있긴 하다.
지난 2001년 시작된 부산신항 개발중 조성된 매립지에서 습지가 생기면서 모기같은 해충들의 이상 번식으로 매우 고통스러웠다고 한다. 부산신항만은 경남도 보건환경연구원과 대학, 연구기관 등에 퇴치방법을 의뢰하고 살충제도 뿌려보았으나 별 효과를 못 보았다고 한다.
부산신항만 컨소시엄 주간업체인 삼성물산의 건설부분 환경팀장이 사비를 들여 청둥오리 30마리를 사서 습지에 방류해 놓았더니 그 넓은 지역의 습지를 다 돌아다니며 유충들을 모조리 먹어치웠고, 이를 본 제비, 도요새등 야생 조류들도 덩달아 몰려와 먹어치우는 바람에 해충을 박멸하였다는 것이다.
북 핵문제, 파병문제, 경제문제, 교육문제, 사회문제 등등 풀어야 할 것들이 산재해 있는데, 어느 것 하나 제대로 손도 못대면서 또 정치문제로 휩싸이게 되었다. 대통령의 직분은 국민들이 등 따습고, 배 부르고, 안심하면서 살 수 있는 나라를 만드는 것인데, 반대로 대통령을 국민들이 걱정해 주어야 하는 형편이다.
대통령을 개구리로 묘사한 것도 잘한 일일 수는 없으나 대통령이 개구리라는 말을 들어서야 되겠는가. 수천만 원의 방제비도 안들이고 수십만 원만 들여 애기오리를 구입한 것이 빛을 본 것은 한 사람의 기발한 아이디어에 의한 것이다. 노 대통령 주위에 재갈공명같은 현인이 한 사람이라도 있고, 그 말을 들을만한 대통령의 귀가 있다면 지금도 늦지 않았다.
뛰뚱거리며 잘 날지는 못해도 온통 국민들을 해치는 해충들을 다 없애버리고 발은 내밀지 않는 “오리 대통령”이라는 말이 들려왔으면 좋겠다.
2003/10/22
윤명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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