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음하며, 분노하며, 아프다고,
혼자 사는 나로서는 TV가 친구인데, 이건, 채널을 돌릴 때마다, 이전에는 미디어 기술력이 부족해서 안 보아도 될 만한 광경들을 실시간 현장 그대로, 거르지도 않은 채 처참한 모습을 서로 다투어 아예 도배를 하고 있다.
나도 얼마 전에 페이스 북을 시작했지만, 갑자기 “소셜 네트워크의 힘”이라는 말이 요즈음의 주제어가 되었다. 허기사 스마트폰에 아이팟에 찰칵 만 하면, 온 세상 구석구석, 인터넷만 연결되면, 직방으로 날린다. 야….이젠 죄도 못 짓겠다. 예전 같으면 동네 망신으로 끝날 일이 이젠 세상 망신이 될 형편이니까, 시라크 프랑스 전 대통령을 보면 참 그림 안 나온다. 잘 지내다가 왜 말년에 그렇게 아주 글로벌하게 망신을 겪고 있는 지.
한참 쓰잘데 없는 소리를 늘어놓았지만, 결론은 이거다.
인간은 참 내일을 모르는 아둔한 존재일 수도 있구나.
뻔히 눈 앞에서 대량 살상이 벌어지고 있는데도 손 놓고 앉아 있는 강대국들은 도대체 뭐야. 에라이 차라리 강대국이라고 하지도 마라. 이라크 때문에 유난히 몸을 사리는 미국에게 묻고 싶다. 후세인은 그렇게 몰아 내면서도, 지금 당장 대량 학살을 자행하는 카다피는 왜 몰아내지 못하느냐고.
내일을 모르고, 다음 순간도 모르는 우리 인데도 그렇게 안달하고, 집착하고, 따지고, 저울질 한다.
쓰나미에 쓸려가는 자동차들을 보면서, 아무리 비싼 차면 뭐하나. 물 속에 섞이면 같은 쓰레기인데.
사람도 그럴 거다. 재벌이면 뭐 황금 똥을 누는 것도 아닌데, 똑 같은 사람인데, 우리 사회는 돈으로 사람을 척질한다.(자로 잰다는 말, 내가 지어냈다. 하하)
어느 날 갑자기 그렇게 죽음이 다가오고,
어느 날 갑자기 그렇게 병이 나를 휘어잡고
어느 날 갑자기 그렇게 훌쩍 가버린다.
누가 물었다.
“누군가를 죽도록 사랑하고, 그 추억에 가슴이 메어가며, 그리움에 온 넋이 배배 말라가면서도 그 사랑의 뜨거웠던 열정은 아직 가슴 속에 살아 꿈틀대는 사람과 오십이 되도록, 정작, 진짜 폭풍의 언덕 같은 그런 처절한 사랑 한번 제대로 못해보고, 따라서, 그 아픔도 제대로 모르면서 마누라, 애들, 늙어 가는 남편 옆에서 이젠 습관처럼 그렇게 사는 동안, 그리움이 뭔지도 모른 채 모래바람만 부는 가슴으로 살고 있는 사람
이 둘 중 누가 더 행복할까요?”
내가 답했다.
“ 나도 모르지. 전자는 전자대로, 후자는 후자대로 Pro 와 Con이 있을 거이고, 또 모두가 아무리 아픈 사랑을 했다고 해도 아무도 똑 같은 사랑을 한 건 아니잖아. 저마다 다 다른 방식으로, 다른 양상으로, 다른 생각으로 겪어 냈을 테니 무엇이 행복하다고 어찌 말하랴” 굳이 고르라고 한다면, 전자를 택하긴 하겠지만, 그것도 만만한 인생은 아닌 거여.”
그럼 우찌 사는 게 잘 사는 거냐고?
등대고 누울 자리 있으면
한 겨울 칼 바람 숭숭 들어오는 허름한 판자로 겨우 버티는 절대 빈곤 흙바닥에서 온 재산인 한 마리 돼지랑 한 공간에서 살고 있는 오지인들 보다는 헐 좋은 거고,
세 끼 입에 밥 들어갈 능력 있으면 하루 한끼 그것도 옥수수하고 밀을 섞은 곤죽 한 그릇으로 등 가죽에 가 붙은 고픈 배를 달래는 이 세상 수 많은 기아인구들 보다는 괜찮은 거고,
그나마 남의 눈에 그리 걸리지 않는 입성이라도 철 마다 갈아 입을 수 있는 여력이 있다면,
일년 내내 목욕 한 번 못한 채, 목에는 아예 때가 몇 줄로 나란히 나란히를 하면서, 꼬질 대는 옷 한 벌로 용케 버티는 중국의 사천성 아이들에 비하면, 그건 아주 갑부인 거지 뭐.
그 이상은 욕심 내지 말자.
그 이상은 바라지 말자.
그 이상 남는 게 있으면, 나눠주자
더 움켜 쥘라고 용 쓰지 말고, 쌀독 바닥 벅벅 긁어서 옆집 소녀 가장에게라도 갖다 주며 살자.
돈은 돌고 돈다. 있으면 쓰고, 남으면, 나누고, 없으면 쓰지 말자.
그렇다고 기죽을 이유 하나도 없다.
왜냐. 우리는 겉 모양은 달라 보일지 모르지만, 목욕탕에 들어가면, 똑같이 몸땡이 하나 밖에 없는 사람들이니까. 목욕탕에서 있는 대로 재고 걷는다고, 그 사람이 정주영인지 아니면 동네 어른인지 누가 알기나 하나.
그리고 왜냐. 우린 언제 어떻게 어디에서 삶의 끝을 맞이 할지 아무도 모르는 깨어질 질그릇 같이 연약한 존재들이니까.
이렇게 말하면서도 가슴 한편이 쓰리다.
왜 그런고 하니, 그런 연약한 존재인 인간이 아이러니하게도 세상에서 가장 잔인한 존재가 되고 있다는 사실 때문에.
신이 결단을 한번 내려 주시면 좋겠다.
쓰나미에 힘없이 밀려가는 그 모든 물건들 같이
이 땅에서 남의 눈에 피눈물 나게 하고,
남의 목숨줄 들었다 놨다 하고,
있는 대로 꼼수를 써가며 재산을 긁어 모으려고 혈안이 되어 있는 인간들,
정치하라고 표 찍어 줬더니 싸움질만 해대는 인간들,
눈 앞에서 피를 튀기며 누가 쓰러져 간대도, 내 자리만 지키면 그만이다 배째라 하는,
또 기름진 배가 남산 만 한대도 가난한 사람 등쳐먹어 가며 사람 팔아, 마약 팔아,
총 팔아 그 보기 흉한 배를 더 채우려는 양심에 화인 맞은 인간들,
정말 용서할래야 용서가 안 되는 XXX들, 개나리들, 시베리아들, 하나도 빼놓지 말고,
쓰나미로 그냥 확……좀 밀어 주시면 안될까요?
안되겠죠?
오늘도 벌써 열 시가 다 되었다. 벌써 이틀 째 입에 거미줄 치고 산다.
정의와 공평함, 자비심과 긍휼하게 여기는 마음, 도리와 믿음이, 비리와 배반을 이기는 세상을 보고 싶다. 죽기 전에.
여기 우리가 가슴 속 깊이 새겨두고 잊지 말아야 할 몇몇 모습들을 나열해 본다. 그런다고 뭐가 달라지지는 않겠지만. 그래도 기억은 해 주자.
그리고 바랄 수는 있지 않는가? 공허한 바램일 지라 해도.
오늘 밤 꿈에서는 카다피를 만나 정신 상태에 대한 진단을 한번 내려보고 싶다. 장담하건 데, 제 정신이 아닐 거다. 제 정신으로는 그런 짓들 못하니까. 한 90도 돌았을까? 아니면 180도까지 돌아갔을까?
그 아들 놈이 더 웃기는 짬뽕이다. 교육을 그 만큼 받았고, 세상을 그 만큼 알면서도, 얼굴에 강철 면피를 쓰고, 눈썹 하나 까닥하지 않으면서, 세상을 향한 방송에서 세상이 다 알면서도 감히 입 밖으로 못내 놓는 그런 거짓말로 태연하게, 아니 아주 거만하게, 인터뷰를 하는 그 아들 놈이 더 용서가 안 된다. 그 놈도 꿈에서 만나면 해주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
“정신 차려라, 있는 대로 빠진 놈아, 역사가 무섭지도 않냐? 너네 알라 신이 무섭지도 않냐? 왜 요즈음은 잠잠한 알 카에다는 갖다 붙이고, 애가 들어도 이해가 되지 않는 마약 배분 운운…. 야 네가 봐도 허접스럽지 않니?. 그렇게 인터뷰 하면서 얼굴 뜨겁지 않더냐? 넌 니 아비보다 더 나쁜 인간이다. 그리고 남자도 아니다. 아예 두 개다 떼버리고, 일찍이 저기 어디 카이만 제도로라도 빨리 튀는 게 낫지 않겠냐? “
이 글을 읽느라 참아주신 우리 친구들이여, 그 인내심에 외경심을 올립니다
유미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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