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어려서부터 끔찍하게 싫어하는 단어가 하나 있다. 바로 잘 가라는 말이다.
Good bye라는 말이다.
그 말을 하는 순간, 그 때는 바로 내가 더 이상 그를 볼 수 없게 되는 마지막일 테니까
그 말을 밖으로 내 뱉는 순간, 이제 더 이상을 그를 안을 수 없게 될 테니까
그 말을 건네는 순간, 이젠 더 이상 그의 온기를 느낄 수 없게 될 테니까.그 말을 하면, 되돌릴 수 없는 회한과 그리움으로 오랜 시간을 보내야 하기 때문에
그 말을 하면, 아무리 그리워도 이제는 더 이상 그 모습을 보지 못하기 때문에
그 말을 하면, 지금까지 함께 해 온 시간과 세월이 갑자기 멈추게 될 것이 때문에그리고 그를 보낸 후, 남아있을 빈 자리에서 난 또 얼마나 헛헛해 할 지를
너무도 잘 알기에.
그 빈 자리를 무엇으로 채워야 할 지 몰라 남모르게 숨죽여 서러워할 것이기에
난 이 단어를 절대 내 입 밖으로 내뱉고 싶지 않아한다.
아니 이 단어를 말하는 것을 너무나 두려워한다.
그 말을 제대로 하는 법도 모른다.
난 유난히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과 모든 것들에 애착이 강하다는 것을 내 자신이 잘 알고 있다.
그래서 조그마한 그 어느 것도 내 곁을 떠나는 것에 대해 난 못 견뎌 한다.
하지만 뒤돌아보면, 늘 그렇게 보내야 했다.
철모르던 시절, 처음으로 가슴 설레도록 했던 나의 첫 사랑도 그렇게 보내야 했다.
나를 낳아주고 나를 보듬어 준 내 부모를 아무런 한 마디 말도 못 건넨 채 그렇게 보내야 했다
다시 사랑하게 된 사람도 떠나 보냈다.
젊은 시절 함께 한 단짝들도 그리 보냈고, 젊은 시절의 나도 떠나 보냈다.
참으로 많은 이들을 보냈다.
그런데, 내 가슴에서는 아직도 이들을 부여 잡고 있다. 왜냐고 묻는 다면, 진실은 바로
내가 보내준 것이 아니라 그들이 나를 떠나갔기 때문이라고 말하고 싶다.
그 인연을 끊을 놓지 못하고 아직도 슬픔과 상실이 남긴 자리에서 허우적대는 나를 보고
미련하다고 할 지도 모르겠다.
그런데 아무리 노력해도 나는 그 어느 누구도 내가 먼저 떠나 보내지를 못한다.
그렇게 생겨 먹었다. 그래서 난 삶을 남보다 더 서러워하며 살아가는 지도 모르겠다.
혼자 된 다는 것
혼자 살아간다는 것
혼자 견디며, 혼자 결정하고, 혼자 일하고, 혼자 오늘을 보내는
그리고 다시 맞을 내일도 난 혼자일 것이기에
아무리 미련하다고 구박해도 난 죽을 때까지 내 입에서 Good Bye란 단어를 내 뱉는 일은
아마 못할 거야.
죽어도 못해 아니 안 할거야.
그냥 이렇게 그리워하며 사는 게 덜 아프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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