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록 양력상으로이긴 하나 그야말로 다사다난했던 경인년
한 해가 드디어 서산에 그 마지막 모습을 감추려하는 시점일세.
지난 일 년 동안 아무 이루어 놓은 것도 없이 어영부영 또
한 해를 떠나보내자니 감개가 무량하기 이를 데가 없네.
지금까지 최군이 나에게 보내준 사랑에 나는 무엇으로 보답해야
할지 나의 무능이 원망스러울 뿐일세.
옛 선생이었던 늙은 나를 이렇게까지 오래도록 잊지 않고 늘
배려해주시는 최군의 사랑에 다시 한번 진심으로 감사하네.
한 편 최군 등과 같은 좋은 제자들을 둔 내가 요즘은 진정 보람을
느끼고 살고 있네.
나의 40년 교직생활 가운데서 자네들이 어렸던 그 때 그 시절
오지 중의 오지였던 豊壤이란 곳에서 어린 자네들과 함께 보냈던
그 두 해 반의 어려웠던 세월이 오늘에 이르러 이처럼 나에게
커다란 영광과 보람을 가져다 주리라고는 예전엔 나도 미처 몰랐던
것이 사실일세.
그래서 난 요즘은 집사람과도 그런 얘길 할 때가 있다만
풍양중학교에서의 생활이 나의 전체 교직생활 가운데서 가장
보람 있었던 때라고 나는 누구에게도 자신 있게 말하고 있네.
나의 모교인 경북고등학교도 아니고 대학에서의 생활도 아니었다는
말일세. 그렇다면 자네들을 향한 지금의 나의 믿음이 어떠한 것인지
어느 정도 짐작을 하리라 믿네. 솔직한 나의 고백일세.
최군, 자넨 아직 젊었네. 지금은 일을 하는 데 있어 원숙한 나이일세.
자네는 지금까지 누구보다도 모범적으로 열심히 성실한 삶을 살아오는
모범시민 중 모범시민이라 나는 확신하는 바일세. 신앙생활이며
가정생활을 누가 최군보다 더 원만하게 할 수가 있겠는가.
나는 항상 그렇게 생각하고 자네를 믿고 있네.
지금까지도 잘 해왔다만 새해에는 더욱 분발함으로써 하나님께
영광 돌리는 삶을 영위하기를 기원하고 믿는 바일세.
이제 2010년과 마지막 작별을 고해야 할 종점에 서 있네.
이별이 진정 아쉬운 것은 다시는 사랑하는 사람이나 미운 사람이나
그 대상과 상황을 영영 볼 수 없고 함께 할 수 없다는 슬픔 때문이
아니겠는가. 사람과의 이별 만 그런게 아니고 세상 만유와의 이별
또한 같은 이치리니.
지금까지 보내준 자네의 사랑과 성원 거듭 감사드리네.
희망의 새해에도 더 알찬 삶, 우리 함께 기약해보세나.
최군과 최군의 가정에 하나님의 사랑과
은혜가 늘 충만하기를 기원하면서 ………..
저무는 2010년 12월 30일 안양에서 /김영대가 드리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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