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의 계절 아름다운 가을이 깊어가고 있습니다.
그 동안도 잘 계시지요. 좋은 구경만 실컷하고 진작 자주 인사드리지 못해
참으로 죄송합니다. 항상 감사한 마음입니다.
러시아, 북구라파 등지의 크루즈 여행은 잘 마치셨습니까.
보내주시는 귀한 자료들 항상 잘 보고 있습니다.

이미 지난 일입니다만,  퇴임 바로 전 2004 년이던가 저에게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시작해서 이루크츠크 경유 시베리아 횡단열차여행을 해볼 기회가 한번 있었지요. 그래서 선생님이 보내주신 이번의 러시아여행 사진들이 저에게는 더욱 감동적이었고 실감이 났습니다. 잊혀져가던 소중한 기억들을 되살릴 수 있는 좋은 기회였으니까요.

그러나 그 때 저의 러시아 여행은 선생님의 금번 여행처럼은 재미있고 알찬 내용의 것은 되지 못했습니다. 그야말로 장님 코끼리 구경하는 식의 주마간산 여행이었지요. “아는 것 만큼만 보인다”더니 여행을 해볼 적마다 전 그 말의 의미를 되새기곤 합니다. 그래서 앞으로의 여행은 사전에 공부를 철저히 해서 해야 겠다는 생각를 하게 됩니다.

노익장을 과시하고 계시는 선생님의 근황을 생생하게 읽을 적마다 항상 새로운
용기를 얻고  도전정신 같은 걸 느끼고 있습니다. 선생님은 나이 들어가는 많은
이들에게 새로운 희망과 꿈을 심어주시는 행복전도사이십니다. 앞으로도 늘 건강하시고  왕성한 활동 계속하십시오. 그러시면 선생님 주변의 많은 지인들은 새로운 힘을 얻게 될 것입니다.

석(昔)씨 집안의 통기타 가수라는 “석미경”씨의 동영상 참으로 인상적이었습니다.
저는 음악과는 거리가 먼 사람이라 그랬는지 지금까지 그런 훌륭하고 매력적인
대중가수를 알지 못했습니다. 그런데 그 노래 솜씨가 보통수준이 아니던데요.

대상을 거머쥐었다던 그 옛날 대학가요제 때도 좋았습니다만, 지금 그 가수의
노래솜씨며 무대매너는 너무도 자연스러웠고 원숙했습니다. 완성의 경지에 이르렀다는 느낌을 받았습니다. 저 같은 문외한이 내리는 평가가 더 진실에 가까울 때도 없지 않을 것입니다.

나이 먹는다는 게 늙는 것이 아니라 익어간다는 말이 실감이 납니다. 훨씬 더 세련되고 표정이 여유있어 보여 참으로 좋았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모든 사람들에게 다 적용되는 삶의 원리는 아닐 것입니다. 자신의 삶을 꾸준히 갈고 닦고 가꾸어가는 부단한 노력의 과정 끝에 거두어 지는 값진 소산일 것입니다.

그런데 그 매력적인 가수 석미경씨가 바로 석선생님의 영애가 아닙니까? 저는 처음부터 그렇게 생각했는데 제 판단이 빗나간 건 아닐테지요. 억측이더라도 양해
해 주십시오. 어느 경우든 축하드립니다.  따님은 분명 선생님의 자랑거리십니다. 그런 훌륭한 따님을 두신 선생님 내외분이야말로 참으로 행복하십니다.

선생님 집안에는 특별한 음악 DNA 가 있는 게 틀림없는 것 같습니다. 백씨 석종환 교수님이 그러하신데다, 선생님 본인에서 머물지 않고 그 인자가 또 따님에게까지 이어지고 있음이니요.

석선생님,
여러모로 감사합니다. 사설이 길어진 게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자주 뵈옵지는 못합니다만 이렇게 사이버 공간에서나마 다시 상호 근황을 전할 수 있게 되고 옛정을 떠올릴 수가 있어 참으로 행복합니다.
앞으로도 계속 따뜻한 지도편달 받을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餘不備禮

2010. 10. 31.

인천 송도에서/ 김영대 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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