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실례가 어디 있나 글쎄.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유당을 몰라보다니 비록 폼을 좀 잡았다기로서니.
그래 이러고도 산다고 버둥거리는 처지일세.
백번 용서를 빌겠네. 모두가 불초 본인의 미련한 탓이로세.
그래 유당은 그 사이 잘 지내시리라 믿어 의심치 않네.
비록 개인적으로 자주 메일을 보내지는 못했네만 양해하시게.
무소식이 희소식이리라 믿고 오늘까지 실례를 하고 왔네.
그러나 사진 설명을 보고나서는 당장 유당임을 확인할 수가 있었네.
좀 섭섭했더라도 용서하시게 죄없는 나이만 핑계 삼을 수밖에.
그런데 포항 나들이 사진으로 보아도 아직은 당당하고 의젓한
모습이 옛날 그대로 이더구먼. 건강관리를 참 잘하신 것 같네.
아시다시피 老年四苦 가운데 病苦가 그 중 하나 아닌가.
육신이 성하고 건강하다는 것 보다 더 큰 축복은 없을 걸세.
건강을 잃으면 세상을 다 잃는 거라 했거늘 지금의 우리로서
건강하다면 이 세상에서 더 이상 부러울게 뭐가 있는가.
그래서 난 내일 아침에도 일찍 산행에 나설 작정일세.
7시 반에 청량리 현대코아 앞에 집결해서 거기서 버스로
가평군 연인산으로 가기로 되어있네.
이젠 날씨도 좀 선선해졌고 하니 여름에 맘대로 못했던 산행을
부지런히 해야겠네. 나야 원래 다른 무슨 재주나 취미도 없는 사람이라
발품이라도 부지런히 팔아 건강을 지켜나갈 수밖에 딴 도리가 없네.
유당 그 사이 자주 개인적으로 메일 보내지 못해 미안하네.
그렇더라도 우리 이렇게 사이버 공간을 통해서나마 서로 교류를
이어가고 있다는 사실이 얼마나 다행인가.
이것저것 가리지 않고 되지도 않은 내 시시콜콜한 사생활 이야기들을
마구 보내온 것이 커다란 실례가 되지는 않았는지 모르겠네.
언짢은 것들이 왜 없었겠는가. 그랬더라도 용서해 주시게나,
나라는 사람이 원래 비밀이 없고 밑천이 빤한 사람이라 그렇게 살고 싶었을
따름이네. 비록 일시 서울에서 살고는 있다만 언제 또 대구로 가게 될지
누가 아는가. 난 대구 사람이지 서울내기는 아닐세.
지금의 우리 처지에야 어디 살면 어떤가. 노는 것이 일인 사람들인데.
언제 우리 만나 회포를 풀면서 하고 싶었던 이야기할 수 있는 날도
분명 올걸세.
지금 송도에서 이 메일을 쓴다만 곧 내 집이 있는 안양으로 가야하네.
가야 내일 아침 산행을 갈 수가 있으니 그러하네.
제3경인고속으로 달리면 30분이면 갈 수 있는 가까운 거릴세.
아직 늦었네만 저녁도 먹기 전일세.
오랜만에 쓰는 메일이다만 두서가 없네, 바빠서 그러하니 양해하시게.
이 가을 건강하고 즐거운 나날 보내시길 기원하면서
오늘 저녁은 우선 여기 줄이네.
2010. 9. 13. 일 밤 9:20분
인천에서 / 초운
—–Original Message—–
From: “정용달”<jungyd41@hanmail.net>
To: “김영대”<ydkim1939@naver.com>
Cc:
Sent: 10-09-13(월) 15:19:38
Subject: 안경낀사람
초운 보시게
매일같이 보내준 좋은글을 보면서 답장없이
보내는 용달일세 모처럼 친구들과 나들이 하면서
폼을 좀 잡았더니 초운께 딱 거렸구려
나도 이소식 초운께 드려야 겠다고 생각했는데
뭐낙 인기가 좋아서 벌써 다투어 보고를 했구먼
얼마전 초운께서 눈이 삼삼하다는 이야기와 같이
이젠 나도 햇빛에 나갈땐 안경이 필요 하거든
그날도 좌중에서 초운 이야기가 나오더군
아무턴 여러친구 입에서 좋은 소리 나오니 듣기가
좋아요 아마 우리 친구들 중에선 초운이 가장
건전하며 행복한 하루하루를 보내고 있다고 생각드네
건강과 웃음이 항상 함께하길 빌겠네 그럼 안녕
대구에서 유당 정 용 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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