武溪 보시게
이런 글을 “간접(삼자)수필”이라고도 하는가? 듣고 보니 그럴성도 하네.
어디서 이런 좋은 재미있고 그야말로 교훈적인 내용의 이야기를 찾았는고?
내가 보기에도 아이들에게는 매우 흥미롭고 교훈적일 것 같네.
훌륭한 소재를 찾는 것도 대단한 심미안이 없이는 안 되는 일일세.
역설적으로 “개 눈에는 뭐밖에 안 보인다”더니 이런 글이 아무 눈에나
보이지는 않는법.
溫故知新이란 말의 의미를 한번 되새겨 봄직도 하다는 생각일세.
옛것을 익힘으로써도 오늘날의 교육에 보탬이 되는 좋은 자료들이 적지가 않을 터인즉, 이런 소재들을 발굴할줄 아는 탁월한 재능을 무계는 지녔다고 믿고 있네.
너무나 분명한 이야기라 내용에 대해선 용훼(容喙)할 여지가 없네그려.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면서 창의력을 불러일으키기에도 더 없이 좋은 내용의 이야길세. 교육잡지(?) 등에 거뜬히 실릴만한 좋은 글이라 사료되네.
–여남은 개의 돌로 …..
-말이 끝나자마자 로 하심이 어떨지
–그러해야 겠지만 으로 띄워씀이 如何
우리 옛속담에 <자기 속곳 밑도 못 꿰매는 년이 관청 바느질 한다>는 말이 생각이 나네. 내가 바로 그꼴이 아닐까 싶네.
앞으로도 계속 좋은 글 기대하면서 건투를 비네.
林谷齋/草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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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한울문학’ 5월호
삼자(간접)수필 – 김 영 진-
인생의 우선순위
어느 서당에서 스승이 제자들에게 글을 가르치고 있었습니다.
시절은 꽃이 피고 새가 우는 화창한 봄날이었습니다.
한 나절의 공부가 다 끝이 나고 점심시간이 될 무렵에 스승은 제자들을 둘러앉게 하고는 커다란 옹기 단지 하나를 내어 놓았습니다.
그리고 모든 제자들이 보는 앞에서 스승은 준비한 큰 돌을 옹기 단지 속에 넣기 시작하였습니다.
단, 여남은 개의 돌로 단지는 꽉 찼습니다.
단지 속에 돌이 가득하자 스승이 제자들을 향해 물었습니다.
“이 단지그릇이 가득 찼느냐?”
제자들이 이구동성으로 대답을 했습니다.
“예 스승님!”
그러자 스승은 “정말?” 하고 되묻더니,
덮어 둔 보자기 밑에서
묵직한 자갈 주머니를 꺼내 들었습니다.
그리고는 큰 돌을 비집고 자갈돌을 집어넣으면서
깊숙이 들어갈 수 있도록 단지를 흔들었습니다.
큰 돌 사이에 자갈이 가득 하자,
스승이 다시 물었습니다.
“자 보거라 이 단지가 이제는 가득 찼느냐?”
눈이 동그래진 제자들은 “글쎄요”라고 대답을 했고,
스승은 미소를 지으면서
“그래 보자! ‘글쎄요‘라!”고 제자들의 말을 따라 흉내를 내면서
다시 보자기 밑에서 큼직한 모래주머니를 꺼냈습니다.
스승이 모래주머니 끈을 풀어 단지 속에 모래를 넣고,
큰 돌과 자갈 사이의 빈틈을 가득 채웁니다.
그리고 기이한 눈으로 보고 있는 제자들을 향해서 스승이 또 물었습니다.
“너희들은 이 단지가 이제는 가득 찼다고 보느냐?”
어떤 한 제자가 “아니오.”라고 대답을 하자,
스승은
“음! 옳거니”라고 하면서
방구석에 있는 물주전자를 들어 옹기단지에 물을 부었습니다.
그리고는 제자들에게 나직한 목소리로 입을 열었습니다.
“내가 다시 묻노라! ? 너희들에게 보여 준 이 실험의 의미가 무엇이라고 생각을 하는고?”
늘 먹기를 좋아 하는 한 제자가 얼른 대답을 했습니다.
“사람은 아무리 배가 불러도 자꾸 먹으려고 하면 얼마든지 먹을 수 있다” 는 뜻입니다.” 말이 끝나자 마자 다른 제자가 또 대답을 했습니다.
“사람이 욕심을 갖고 하려고만 든다면 뭐든지 다 할 수 있다는 뜻입니다.”
“아니다! 이놈들아, 경망스럽긴, 매사가 다 그러해야 겠지만, 특히 웃어른에게 하는 대답은 신중을 기해야 하는 법, 생각도 없이 아무렇게 함부로 대답을 하면 쓰나?”
중압감이 넘치는 스승의 굵직한 목소리에 제자들은 고개를 숙였고 방안은 다시 숙연해졌습니다.
“자! 지금부터 내 말을 잘 듣고 이 말을 명심해야 하느니라. 이런 실습을 통해서 너희들에게 보여주는 교육적인 의미는, 만일 큰 돌을 먼저 넣지 않는다면 영원히 굵은 돌은 그릇 안에 넣지를 못 한다’는 것이다.”
“내 인생의 큰 돌은 무엇일까?”,를 먼저 각자가 한번 생각을 해 보도록 하자! 너희들은 자라면서 열심히 공부해서 과거를 보아 벼슬도 하고 결혼도 해야 하며, 자식도 낳아 기르고 재물도 모아야 하고, 또 승진, 출세, 사업의 성공, 부모님에 대한 효도, 친구간의 우정, 신의, 국가와 사회에 대한 봉사 등등 온갖 할 일이 많겠지만, 어느 것 부터 먼저 해야 할지를 고민하는 자가 인생을 잘 사는 사람이다.”
“내 인생에서 과연 큰 돌은 무엇이며 또한 무엇이 자갈이며 모래와 물은 또 무엇인가?”
“모든 사람들에게는 평생의 단지도 있고 한 해, 한 달의 단지, 하루의 단지가 누구에게나 있느니라.”
“크게는 일생을, 그리고 작게는 한 순간을 살면서도 해야 할 일의 우선순위가 반드시 있는 법, 내 인생의 단지에 가장 먼저 넣어야 할 것은 무엇이며, 또 가장 늦게 넣어야 할 것은 무엇인가를 현명하게 잘 판단하는 사람이 정확한 인생, 성공한 삶을 사는 사람이다. 알겠느냐?”
대답을 대신해서 제자들은 누가 시키지도 않았는데 일제히 일어서서 스승을 향해 큰 절을 올렸습니다.
이런 제자들의 의젓하고 귀여운 모습을 보는 스승의 밝은 얼굴에는 자비가 흘러 넘쳤고, 빙긋이 웃는 스승의 그 미소가 제자들에게는 봄철의 저 훈풍보다 한층 더 부드럽고 따뜻하게 느껴졌습니다.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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