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피는 봄이 오면
‘봄이 오면 산에 들에 진달래 피고,
진달래 피는 곳에 내 마음도 피어
건너 마을 젊은 처자 꽃 따러 오거든,
꽃만 말고 이 마음도 함께 따가~ 주 ‘
어릴 적 자주 불렀던 봄노래가 절로 나온다. 바람은 상쾌하고 눈을 들어 바라보는 곳마다 꽃물이 번져 있다. 들로 산으로 나가는 차량들로 밀리는 도심을 벗어나 가까운 시골 마을로 접어든다.
산과 산이 마주 바라보고 있는 그 사이, 몇 호 안 되는 집들이 그림처럼 내려앉은 곳이다. 인적 드물고 사람의 소리마저 들리지 않는 고요한 동네다. 가끔 개 짖는 소리가 산과 산 사이에서 메아리로 울려 크게 들릴 뿐이다. 사람 보기 드물어서 그런지 하얀 개가 우리를 발견하곤 꼬리를 힘차고도 즐겁게 흔든다.
논두렁, 밭두렁, 빈 공터까지, 어디를 둘러보아도 초록 카펫처럼 깔려 있는 쑥들이 눈을 끈다. 그 사이 사이 풀꽃들이 낮은 몸짓으로 웃고 있다. 누가 보아 주는 이 없어도 피어나고 있다. 노란 민들레꽃, 제비꽃, 무더기로 피어난 이름 모를 꽃들이 지상의 낮은 곳에서 피어 있다. 하나님은 어쩌면 이렇게 오묘하게 지으셨을까. 인간의 그 어떤 솜씨로도 흉내 낼 수 없는 그 창조의 아름다움이여.
“창세로부터 그의 보이지 아니하는 것들 곧 그의 영원하신 능력과 신성이 그 만드신 만물에 분명히 보여 알게 되나니 그러므로 저희가 핑계치 못할지니라.” (로마서1:20)
…since the creation of the world God’s invisible qualities-his eternal power and divine nature-have been clearly seen, being understood from what has been made, so that men are without excuse. (Romans 1:20)
눈에 초록물이 들도록 쑥을 캐다가 여기저기서 발견하는 야생화를 한참을 들여다보곤 한다. 가끔 고개를 들어 사위를 둘러보면 여전히 몇 호 안 되는 동네는 고요하고 바람은 상쾌하고 봄비에 불어난 도랑물 흐르는 소리가 즐겁기만 하다.
심심찮게 까치 소리, 꿩 소리가 적요를 깨뜨리고 있다. 한 참을 쑥을 캐다가 흐르는 도랑물을 들여다보거나 키 작은 야생화들과 눈 맞춤하거나 사월의 바람에 귀를 기울이거나 하면서 놀다가 친구랑 또 왔던 길을 돌아 온다. 낙화 직전에 있는 봄꽃들이 시선을 두는 곳 곳 마다 활활 타오르듯 피어나 있다. 난 이미 꽃물에 빠져 버렸다.
출처 : 꽃피는 봄이 오면 – 오마이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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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과거를 현재 시제로 바꾸어 옮겼습니다.
성경구절은 NIV에서 가져와 추가 한 것입니다. / 草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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