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수도인 워싱턴의 국회의사당과 부속의회건물에서 탄저균에 노출된 감염자가 30여명에 이를 만큼 무더기로 발견되면서 하원 전체와 상원 의원회관 사무실이 잠정적으로 폐쇄되는 등 탄저균 테러공포가 확산되고 있고 뉴욕의 NBC방송사에도 탄저균 테러범들의 소행으로 보이는 우편물 배달로 인해 불안한데 이어 뉴욕 맨하탄에 위치한 죠지 파타키 뉴욕주지사 사무실에서도 탄저균 포자들이 발견되어 추가 검사와 방역작업으로 사무실을 폐쇄하고 추후 다시 연다고 해서 불안감은 더해 가기만 한다.
우편물 속의 탄저균 포자는 매우 잘 정제된 강력한 것이어서 공기로 전파되면 수천명을 살상할 수 있을 정도라고 한다. 플로리다에서 발견된 것이나 뉴욕에서 발견된 탄저균은 같은 종류라는데 여러 군데에서 발생한 원인도 동일범들의 소행일 가능성이 있다.
이처럼 흰색 가루 공포에 떨면서 일어난 해프닝을 신문을 통해 읽으며 씁쓸하지만 웃지 않을 수가 없었다. 하나는 노스 캐롤라이나 샬롯공항을 출발해서 덴버로 향하던 US에어웨이즈 소속 여객기가 운항도중 인디애나 폴리스 공항에 비상착륙했는데 이유는 한 승무원이 비행기 뒷 좌석에 흰색 가루 봉지를 발견했기 때문이었다. 조사 결과 땀냄새를 방지하는 파우더의 향료로 사용되는 재료로 밝혀졌고, 또 하나는 애틀랜타에서 뉴왁공항으로 가는 델타 항공 여객기가 노스 캐롤라이나 샬롯 국제 공항에 비상 착륙하였는데 그 이유는 승무원들이 기내에서 두명의 유대인들이 부둥켜 안고 기도하는 것을 보고 테러리스트로 의심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이것이야 말로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솟뚜껑 보고 놀라는 격이다. 부둥켜 안고 기도하는 사람들이나 의심하고 비행기까지 비상 착륙 시키는 사람들이나 다 같은 한 마음은 본능적인 생에 대한 강렬한 욕망 때문이리라.
오래 전 이스라엘을 여행하던 중 일어났던 일이 생각난다. 유대인들이 안식일에 죽음을 보면 불결해진다는 규례 때문에 무덤가를 따라 한쪽이 담으로 둘러쳐져 있었는데 그 담을 따라 나 있는 오래된 좁은 길을 혼자 걸어 올라 가고 있었다. 그런데 앞에 걸어오던 젊은 남자가 갑자기 땅에 머리를 조아리고 넙죽이 엎디며 절을 하는 바람에 얼마나 당황했던지. 순간 누구한테 절을하나 하고 좌우를 두리번거렸는데 모두 그냥 무심이 지나가는 사람들 만 있을 뿐 나 자신만 놀라 움칠하며 엉거주춤 내려다보고 있는 것이었다. 잠시 후 일어나더니 다시 절을 하는 것이 아닌가?. 그때만 해도 기독교에 대한 지식만 있었을 뿐 그들이 매일 시간을 정해서 모슬렘의 성지를 향해 절을 하며 기도한다는 것을 모를 때였다. 그래서 어느 정신 나간 사람이 내게 절을 하는가 보다 하고 숙소로 돌아와서 함께 여행하던 분들에게 이야기 했고 그들의 설명을 들은 후에야 사실을 깨닫게 되었다. 지금도 그 남자가 느닷없이 내 앞에 엎드려 절하던 충격적인 에피소드는 잊혀지질 않는다.
음력을 사용하는 이슬람력에 따라 매년 10일 씩 빨라지는 중요한 종교행사로 라마단이 있다. 올해엔 11월 17일에 시작해서 12월 16일 까지이며 해뜰 때부터 해질녘까지 한달간 음식과 음료를 전혀 먹지않고 모든 이슬람교도들이 성지 메카를 향해 금식하며 하루 3번 또는 5번씩 기도한다. 해가 진 후엔 마음껏 먹을 수 있어 경건과 축제적인 분위기가 교차된다.
전세계 이슬람교도들이 함께 금식함은 모든 인간의 형제애와 평등을 확증시키기 위한 것이라는데 이 기간에 알라신으로 부터 축복을 배로 받고 죄를 용서 받으며 가난한 자들을 재정적으로나 감정적으로 도와주도록 노력하면 70배의 보상을 받는다고 믿고 있다고 한다. 특히 27번째 날은 610년 알라의 명령을 가브리엘 천사장이 마지막 선지자인 마호메트에게 계시함으로 처음 코란을 받아 쓴 날로 믿고 있다.
이슬람의 라마단 기간동안 기독교의 역라마단기도운동을 펼치는 선교단체들과 교회들이 이슬람 세계에 대한 영적전쟁을 선포하고 복음화를 위해 함께 하루 한끼 금식하며 중보기도를 한다고 하는데 올해 10회째이며 한국도 9번째 참석하고 있다고 한다. 이슬람권을 위해30일 동안 역라마단기도를 하는 것은 시급히 구원해야 할 잃어버린 형제를 위한다는 신의 사랑이 밑바탕에 깔려 있어 이슬람권을 품는 바람직하고 건전한 운동인 것 같다. 하나님은 원래 인간에게 선택의 자유를 주셨다. 파괴로 치닫는 충돌을 피하고 믿음의 기도를 하면 어떨까?. 그 다음은 신의 몫이 될 것이다.
윤명희
10/18/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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