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명희
2011-07-19

 

초패왕 항우의 사면초가로

스스로 한 목숨 꽃잎처럼 떨구고

무덤에 누웠더니 피어난 우미인초 꽃양귀비

 

내 일찌기 양귀비와 비슷하다 하여

우미인초 꽃양귀비인 것은 알았다만

아무도 만질 수 없는 꽃인지는 미처 몰랐네

 

이른 새벽 아직 이슬이 맺혀있을 때

잘 자란 우미인초 꽃양귀비

그만 힘겨워 옆으로 누워버렸네

 

얼른 옆에 받침대를 세워주고

누워버린 우미인초 꽃양귀비를

조심스레 일으켜 세웠네

 

그 날부터 시름시름 앓더니

잎들이 윤기를 잃어가고

마침내 시커멓게 죽어갔네

 

또 다른 우미인초 꽃양귀비

막 꽃봉우리 피어오를 때

살짝 만지니 그도 그만 죽어버렸네

 

아하,

우미인초 꽃양귀비야.

아직도 잊지 못하는 님 때문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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