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명희
2011-07-08

 

대지가 잠에서 깨어나

커다란 눈망울을 고요히 열 때

마음은 벌써 정원으로 내달립니다.

 

밤 새 마른 땅에 후드득 소낙비 내려

엄마 품과 같은 흙내음으로 아늑해지고

정겨운 새소리에 마냥 마음이 푸근해집니다.

 

봄에 뿌려 뜨락 한 구석에

느즈막히 피는 야생화가 밤새 그리워

어린 비둘기마냥 구구거려봅니다.

 

부끄러운 듯 깊이 수그렸다

서서히 머리를 들고 그만

차오르는 열정을 이기지 못해 터뜨립니다.

 

고요한 새벽을 뚫고 들려오는

꽃몽우리의 터짐

생명의 환희

 

 

산고를 통해 예쁜 아가가 탄생하 듯

찢김을 통해 꽃양귀비 피어

갓 태어난 아기처럼 주글거립니다.

 

그 속엔

작은 우주가 있었습니다.

하늘에서 내려온 편지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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