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게 가을은 그늘진 모퉁이로 휘이익 휩쓸며 떠나간다.
머잖아 다가올 차디찬 북극 소식에 장미는 마지막 숨을 몰아 쉰다.
모진 찬 바람에 내일은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하여도
과거는 잊고, 미래는 접고, 오늘 온 힘 다해 외로이 피어나는 늦 장미
길게 드리운 저녁 햇살에 장미꽃잎이 가련해 보인다….
안간 힘을 다 해 핀 마지막 장미가 될 것이다.
아직 어린 장미꽃 봉오리… 며칠 지나면 얼어버릴 장미. 휘이익 돌아가는 바람개비만 무심하게 긴 그림자를 바닥에 드리우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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