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구야
그 사이도 잘 있지?
세월이 잘도 지나가는구나.
오랜만에 우리가 처음 만났던 날이 지난 6일 이었는데
벌써 두 주일이 훌쩍 흘러가 버렸다.
딱히 뭐 하는 일도 없으면서 매일 바쁜(?) 나날의 연속이다.
매주 수요일은 시내에 나가 한문 공부하는 날이고
등산이나 걷기에 참가하는 날도 두 번 있고
주말엔 이제 20개월째 접어든 손자 만나 놀아야 하고 등
지난 한 주는 어린이 대공원, 남이섬에도 손자랑 며느리랑
갔다왔다. 시아비, 할아비로서의 노릇이 즐겁고 행복하기는 한데
그리 수월하지 만은 않은 것 같다.
지난 번 이야기했듯이 김태곤, 김재무, 방영무 세 친구들
오늘도 만나 같이 앉아 강의를 듣고 전철역에서 헤어졌다.
지난 주 목요일은 대구 동창회에 잘 갔다왔다더라.
한잔 하자더라만, 내가 술을 못 먹는 바람에 다음으로 미뤘다.
친구야!
가까이 있으면서도 함께 자리 하기가 그리 쉽지가 않구나
그사이 얼마나 그리워했고 벼르고 별렀던 만남이었는데도 말이다.
사람 사는 세상 이치가 다 그렇고 그런가보지.
이제 서로 근황을 일단 확인했으니 느긋하게 기다려보자.
소털 같이 많은 날인데 기회는 얼마든지 많을테지.
따지고 보면 우리에겐 남아 도는 게 시간 아니겠나.
나중 언젠가는 심심해서 죽을 지경인 그런 때도 아마 오지 않을까.
이 나이에 지금 우리가 하지 않으면 안 될 일이 도대체
뭐가 있을 수 있는가 노는 일 말고.
잘 죽는 일만 남은 게 우리들의 처지인 것을……….
심심해서 시답잖은 글을 더러 메일로 보내기도 한다만
그건 요즘의 내 취미이기도 해서 그런다네.
“좋은 글 찾아 읽고 지인들에게 보내기” 말이다.
시도 좋고 수필도 좋다만 그 중에서 특히 기독교 관련의 글들도
관심의 대상이다. 그런데 막상 찾아보면 썩 마음에 와 닿는 글 찾기가
그리 녹록지가 않더구나.
제목만 보아도 글의 내용을 대충 감을 잡을 수가 있을 테니
취향에 맞지 않을 것 같으면 그냥 지나쳐버리게나.
보내는 것이 나의 자유이듯 취사선택권은 어디까지나 친구 것일세.
이렇게 한 자 한 자 자판을 두드리는 게 아마 두뇌와 손 두 군데
운동으로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도 같다.
그러니 운동삼아 이 짓을 한다고 보면 될걸세.
우리 나이든 사람에겐 운동치고는 괜찮은 운동이 아닐런지……….
쓸데 없는 이야기가 너무 길어진 것 같다.
오늘도 편안한 밤 보내시게나.
快食, 快眠, 快便 三快 중에 “쾌면”이 들어있으니.
不備禮
2010. 10. 20.
飛山洞 林谷에서 / 英大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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