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소망교회의 장로라던가요..
가만있자…소망교회라….그러고 보니 나도 소망교회를 딱 한 번 나가 본 적이 있군요…..차렷! 영광입니다….^.^
그런데 딱 한 번 가 본 이 교회의 이야기를 하려면 그 교회를 가 보게 된 경과를 우선 보고해야 겠습니다.
<파스칼>
나는 얼치기 신자입니다. 아내의 말을 빌리자면 술에 술탄 듯, 물에 물탄 듯한 믿음을 가지고 있는 성도죠.
80년대에 사우디 아라비아로 가면서 파스칼의 “팡세” 와 “성서” 를 가져가서 처음으로 성서를 처음부터 끝까지 정독을 했습니다.
“팡세” 는 성서에 대한 파스칼의 견해를 참고하기 위하여 가지고 갔는데 큰 도움은 되지 못한 것 같군요…파스칼에 조금 실망했습니다.
여하튼 마치 바울이 다마스커스의 충격후에 아라비아의 광야에서 스스로의 마음을 정리했듯이 나도 사우디 아라비아의 광야에서 성서로서 내 마음을 채웠으니…..나의 고귀한 성품은 이 체험에 힘입은바 크다 하겠습니다. ( 나, 잘났습니다…^.^)
여하튼…귀국한 나는 아내와 어린 아이를 데리고 역삼동 인근의 조그만 교회를 다니기 시작했지요, 봉사활동도 나름대로 열심히 했구요. 그런데…시간이 흐르면서 교회에 다니는 모든 고지식한 사람이 겪는 문제, 원리원칙의 문제가 나를 찾아왔고 거기에 지혜롭게 대처하지를 못했습니다.
<폭발>
부흥회를 한다며 타 교회에서 온 목사님이 내 아내를 단상에 불러내어 새로운 성전을 세우기위하여 땅 한평 값을 기부하기를 맹세시켰을 때…콩나물 값마져 아끼며 어려운 살림살이를 하던 아내가 맹세를 두고 고민하는 모습을 보며 나는 그만 폭발하고 말았죠.
나는 교회를 다니지 않는 분들이 교회를 다니는 분들을 비난 할 때 많이 사용하는 말…..” 교회를 다닌 다는 것들이….” 라는 용어에 동감하지 않습니다. 사람들은 훌륭해서 교회에 다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에 대한 부족함을 알기에 교회를 찾는 것이니까요.
나는 나의 “폭발” 을 교회에 대한 비난으로 연결짓지도 않습니다. 이건….세상과 사람에 대한 나의 이해와 관용의 부족이 초래한 것으로 봅니다. 여하튼 나는 정든 교회를 떠났고 가깝게 지내던 사람들을 잃었습니다….손실이 컸지요.
“세상에서 벌어지는 일에 자신의 잣대만을 들이대지 말것이며, 눈에 힘을 빼고 바라볼 것이니라….”
<떠돌이 신자>
이리하여 나는 떠돌이 신자가 되었고…인근에 가장 큰 교회인 “충현교회” 를 찾았던 것입니다.
이 때가 김영삼 씨가 대통령이 되기 전, 야당의 당수 시절로서 충현교회의 장로이기도 하였지요. 예배를 마치고 뒤를 돌아보면 김영삼 장로가 그 특유의 고집스러운 눈웃음을 지으며 앉아 있었습니다.
이 교회는 대리석으로 지은 거창한 교회로서 제가 그 교회를 갔을 때는 아직도 준공이 덜 된 상황이었죠.
담임목사는 공사비용의 문제로 무척이나 스트레스를 받고 있는 것 같더군요. 나는 그때나 지금이나 헌금으로 정가 1천원을 바쳤는데..(하나님께 미안한 일입니다).…헌금기도를 올리기 위하여 고개를 숙이면 담임 목사님의 기도소리가 천정을 채웠죠.
“하나님, 일 백억 낼 사람 어디있습니까? 이 백억 낼 사람 보내 주십시요…..” ……역시 큰 교회의 목사님이라 하나님에게 요구하는 스케일도 크시더군요. 그런데 이런 요구기도는 달랑 1천원을 낸 나에게는 매우 민망한 일이었고 또 다른 교회를 찾아 나서야 하는 구실이 되었던 것입니다.
<드디어 소망교회로….>
인근의 두어 교회를 방랑하다가 소망교회가 좋다는 소문을 들었습니다…목사님 말씀도 좋고, 신도중에 대학교수들도 많아서 이 분들이 좋은 설교자들을 물색한다던가… 아니면 그들이 돌아가며 설교를 한다던가…..뭐, 그런 소문들.
어느 주일날….아내와 나는 여섯살 난 아들과 한살된 딸아이를 안고 이 교회를 찾았습니다.
교회당 문앞에서 저지를 당했죠. “아이들은 데리고 들어갈 수 없습니다, 우리교회의 방침입니다”
그리하여 우리 가족은 아무도 없는 작은 방으로 안내되었는데 천정의 일부는 보수공사를 하는지 무너져 있었고..다른 한 편 구석에 설교하는 목사님을 비춰주는 작은 T.V 가 놓여있었습니다.
아내와 아이들만이 덩그러니 않아있는 모습을 바라 보고 있으려니 그 조그만 교회를 떠난 후 이 교회, 저 교회를 떠돌아다니던 기억들이 한꺼번에 떠올랐습니다…..내가 지금 하나님께 벌을 받고있나….
<절망>
이것으로서 교회를 찾아다니는 나의 방황은 끝났고…. 교회로 향하는 발걸음을 끊었습니다.
그 사건 이후에도 아내는 신앙의 끈을 놓지않았는데…그러한 아내를 따라 이따금이나마 교회를 찾기에는 10여년의 세월이 필요했던 것이지요.
지금도 잘나간다는 소망교회의 이야기를 들으면 그 교회의 별실 한 구석에 앉아 신앙의 길에 절망하던 내 모습이 떠오릅니다.
다 지나간 이야기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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