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어머님의 사촌동생인 p삼촌은 누구든 알아주던 영어의 달인이다..
어느 정도냐 하면 미국인들보다 더 영어를 잘한다..[이해가 당장은 안 가겠지만 사실이다]
그런데 그는 영어 글자에 대하여 까막눈이다..[이해가 안 가기는 여기서도 마찬가지일 듯]
예를 하나 들자면 옛날 ‘오디 머피’라는 배우가 나왔던 영화 ‘지옥의 전선’이 한국에서 공전의 히트를 쳤을 대의 이야기를 들 수가 있다..
중학에 다니던 나와 형은 틈만 나면 그 이야기에 정신을 팔았었다..
그 때 우리 집엘 들렸던 그 p아저씨가 참견을 했다.
“얘들아! 너희들 지금 이야기하는 배우 이름이 ‘오디 머피’라고 했니? 그리고 한국사람들이 영화제목을 잘못 해석한 것 같애..원래 제목은 ‘황천을 뒤에 두고’야”
어린 우리들은 좀 아니꼬왔다..그는 6.25때 행방불명이 되었다가 환도 후에 우리 집의 장기 식객(食客)이었기에 어린 맘에 좀 무시를 했었다..그는 전쟁 중..초등학교도 제대로 못 마친 사람이었기 때문이다..
“아니 아저씨..왜 끼어들어요? 그 영화 보기나 했어요?”
“응..미군 부대(部隊)안에서 보았지..그런데 그 배우는 ‘오디 -머피’가 아니고 ‘어-뤼 멀-휘’야!..”
나와 형은 킥킥거리고 웃었다..
그러나 그로부터 20십 년쯤 뒤에야 미국에 와서 그의 소리가 맞았음을 깨달었다..
그는 나의 형이 s대 영문과에 진학을 했을 때 형으로부터 영어 ‘알파벳’을 배우기 시작했다..
그 때 그의 나이 30살이었다..전쟁 통에 부모와 집을 잃고 우왕좌왕하다가 미군에게 발견되어 미군부대 안의 ‘하우스 보이’로 10년 이상을 미국 아닌 미국에 살게 되었던 것이다..
최근에 한국 안에서 일고 있는 영어 문제에 대한 논란을 보면서 느낀 것은..한마디로 ‘코메디’라는 생각이 든다..더 이상 말하고 싶지 않다..
영어 공교육에 쓸데없는 ‘알러지’가 있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 자신들이 ‘영어 컴플랙스’가 심했던 사람들인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여기 영어에 대한 미국에 사는 동포들의 –에피소드- 한편을 소개한다..
=며칠 전, 어느 P라는 한국인이 경찰서에 체포되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주인으로부터 받지 못한 6개월 분의 급료를 전화로 채근하는 과정에서 아마도 과격한 언사를 한 것이 탈이 난 것 같았다..
-아니 전화로 채근을 했기로서니..그게 꼭 잡혀가야 할 만한 일일까? 한국말로 했을 텐데?-
그렇다, 그는 몇 번에 걸친 채근에도 번번히 약속을 어기는 주인 남자에게,
“당신 이번에도 거짓말을 하면 죽을 줄 알아! 알겠어?!”했단다.
그 말이 화근이 된 건 물론이다..
거듭되는 채근과 험한 말투에 화가 난 주인은 통화를 녹음해서 통역을 한 다음 공증을 해서 잘 아는 형사를 통해 돈 받으러 온 P씨를 검거하여 체포를 한 것이다..
자신의 잘못도 있으면서 한국인끼리 정말 몹쓸 짓을 서슴지 않은 것이다.
물론 이것은 당했다는 사람의 일방적인 증언이다..
죄목은 공갈협박에 살인미수다..
우리 나라 사람들 잘 쓰는 말이 바로 ‘죽인다’!
물론 이 말을 영어로 상대방에게 쓰다가 나도 한번 된통 혼이 난 적이 있다..
‘루키’형사 에게 말 한마디 잘못했다가, 정말 살인미수 될 뻔 한 것이다.
그러나 P씨는 악랄한 같은 민족의 계획에 말려들어 죽을 맛이 된 케이스다.
이름도 그렇다. 어찌 영어 이름 뿐이겠는가..
최근 US OPEN 테니스를 마지막으로 은퇴한 ‘안드레 아가씨’ 그의 ‘성’은 AGASSI다.
멀쩡하게 생긴 ‘터프가이’의 이름이 아가씨니…
몇 년 전에는 이런 일도 있었다..NYPD[뉴욕 시 경찰]의 한 여순경이 유명한 쎅스 잡지에다가 잔신의 나체를 공개해서 물의를 크게 빚은 적이 있었다..
나는 나의 방송에서 그녀의 이야기를 하려고 원고를 썼다..그런데 난처한 일이 하나 생긴 것이다..
문제는 이 여자 경찰관의 이름이었다..이게 도대체 원산지가 어디 나라의 이름인지는 모르겠지만 좌우간 아무리 예쁘게 하려고 해도 입이 제대로 벌려지지 않는 것이었다.
여러분 같으면 어떻게 발음을 하겠는가..이 이름을.
“CIVALA BOJIS”가 그녀의 이름이었다..별 재주가 없어 그대로 발음을 하고 말았지만 두고두고 혼자 웃었다.. ‘ㅆ ㅣ발라 보지스’ 달리 발음 할 길이 없다.
그 뿐이겠는가..현재 아랍권의 CNN이라고 일컫는 방송…’’알 자지라”..이것도 발음하기 여간 불편한 것이 아니다..다른 민족이야 그럴 리가 없지만…
내가 어느 식품도매상에서 일을 할 때의 이야기를 빼놓을 수가 없다.
그 회사에는 K씨라는 오 십대 중반의 남자가 있었다.
일찍이 미국으로 와 자수성가한 사장의 외삼촌이었다..
영어는 커녕, 한국말도 어설픈 양반인데.할 줄 아는 일이라고는 트럭 운전 뿐이었다..
면허는 남의 도움으로 어찌어찌 취득을 했지만, 까막눈이니 영어로 표기된 도로 표식판이나 제대로 읽겠나..그렇다고 다른 일을 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해서, 석 달 정도는 ‘조수’ 노릇을 하면서 장거리 배달을 다녔다..
길을 제대로 익힌 그에게 배달을 시키기로 했다..한번 배달을 나가면, =필라데피아=를 거쳐 ‘볼티모아’ 그리고 워싱턴을 돌아 오는 장거리인지라 사흘을 잡는다..하루는 사장이 그에게 단단히 주의를 환기시켰다..
“아저씨! 다니시느라고 고생이 많으신 건 잘 알겠는데..제발 영수증 좀 챙겨 다니세요..다른 것도 그렇지만 휘발유 값도 그렇고 도대체 그 많아야 할 ‘TOLL’영수증은 하나도 챙겨 온 것이 없으니 어떻게 합니까 나는…그게 다 돈이에요 나 한테는..꼭 챙겨오세요”
조카인 사장으로부터 단단히 면박을 당한 P씨는 기분이 얹잖은 표정으로 나에게 의논을 해왔다..
[요즘 같으면 EZ-PASS가 있어서 영수증 같은 것 필요치 않지만 그 땐 그런 것 없었다]
“나 좀 가르쳐 주어야 쓰겠네..영어를 하들 못 혀니..어쩔꺼나..잉…”
하긴 생후 처음 서울 땅을 밟은 것이 비자 받기 위해 올라 온 때라니 알만 했다.
“아저씨! 그냥 뤼-씨이트 하시면 되잖아요..해보세요…뤼 씨이-트 풀리스!”
그러나 P는 따라 하질 못했다.
‘리’나 ‘니’라면 그런대로 하겠는데 잘 안 된다는 거다..
옆에서 P씨의 동향 청년인 B군이 촐싹거리며 나섰다.
“아이고 아저씨! 뭔 걱정을 해 쌓코 그러신 당가? 그냥 ‘리 씹’ 프리즈! 하면 알아듣는 당게요..거그 p짜가 들었응게[re-ceipt] ‘리 씹’하란 말이여유!”
난 애써 고쳐주려 들지 않았다..당장 고쳐질 리도 없지만..그 청년 체면도 구겨줄 수 없고.
며칠 후,
그는 사흘간 배달을 마치고 돌아왔다..
표정을 보니 별 고생은 안 한 듯, 비교적 밝은 편이었다.
“그래 이번에는 toll-영주증 제대로 챙겨 오셨어요?”
“응! 그거 별 거 아니드랑께…거시기 ’톨’ 낼 때마다..그냥 손 내밀면서…’니씹 프리즈’하니께 죄 알아 듣드만..그란디 ‘볼티모어’에서 잠깐 일이 일어났구만..”
“네? 왜요?”
“아 글씨..여자가 돈을 받는디..가만 봉께..동양여자 같드 랑께..그래 자신있게..-니씹프리즈= 하들 않았겠어?..그랗더니 말여 나를 빤-히 쳐다보더라고..그래 나도 쳐다보았지..그랬더니 대뜸 하는 말이..
“한국분이시죠?..지금 한국말로 하신 거에요..뭐에요?..장난한 게 아니라면 다음부턴 그냥 손만 내미시면 그냥 영수증 드려요! 안녕히 가세요…뭔가 좀 이상하당게…가면서 곰곰이 생각해 봉게로..그 말이 좀 요상스럽다, 요거요..잉..긍게 ‘니씹 프리즈’ 그 말이..여자한테 할 소리는 아니랑게…”
옆에 있던 우리 모두는 그 자리에서 대굴대굴 굴렀다..
그리 기억해 둘만한 가치 있는 것이 아니라서 세월과 함께 잊혀져 가지만..영어권에서 벌어지는 언어구사의 ‘에피소드’는 매일같이 일어난다..아니 앞으로도 계속 일어날 것이다..
반대하는 사람들이여!..영어 공교육이 당신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는 것 알지 않는가..당신들의 후손을 위해서 하겠다는 건데..왜 쌍 지팡이를 들고 날뛰나..날 뛰긴? 허-참 이해가 안돼네..정말..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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