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든 인간은 나름대로 용서를 한다. 일반적으로 진정한 용서는 시간이 걸린다.
시간이 지나면서 상처가 아물고 아픔의 기억이 약해지면, 그리고 자신의 악함도 기억하게 되면서 용서를 생각하게 된다.

진정한 용서는 자신의 약함과 악함을 인정하고, 남들의 약함과 악함을 동시에
인정하고, 또한 성장의 과정 속에 있는 인류로서의 동류의식을 느낄 때 할 수
있다. 이것은 긴 시간을 거치면서 성숙을 경험할 때 할 수 있는 매우 고귀한 것이다. (인용된 글)

그러나 이런 과정도 영혼이 깨어 있지 않은 사람에게는 일어나지 않는다. 영적성장을 완전히 멈춰버린 채  자신의 철옹성을 구축하고 다른 사람의 의견에 귀를 막고 사는 유아독존적이고 딱한 사람들이 우리들 주변에는 없지 않다. 이런 사람들과는 어떻게 화해하고 용서를 할 수 있을 것인가를 생각해본다. 자기자신이 남을 용서하는 일은 가능할 수 있다. 그러나 용서의 상대가 용서를 해 주지 않는 상태로서는 화해는 없는 것이다. 용서의 목적은 화해하는 데 있다. 화해는 평화를 의미하기 까닭이다.

“열 번 찍어 안 넘어가는 나무 없다”는 속담도 있기는 한데, 나무라면 열 번 아니라 백 번이라도 찍을 수 있겠지만, 상대가 사람이고 보면 찍기가 말처럼 그리 쉽지가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 이런 경우 이런 사람에게서 진정한 용서와 화해의 마음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확고한 희생정신으로 무장한 믿음의 토대 위에 서 있는 사람이 아니고는 그 이해와 설득의 과정이 용이하지 않다.

이래서도 신앙은 필요한 것이다. 신앙이 아니어도 자기 자신의 지식과 지혜만을 믿고 바르게 처신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많다. 이것도 결국은 아집이요, 독선이요, 오만이요, 자만이다. 자기가 약하고 악한 존재라는 사실을 알 지 못하는 데 어떻게 그런 사람이 진정으로 남을 용서하고자 하는 생각을 하게 되겠는가.

이만큼 용서가 쉽지는 않다. 그래서 용서에도 훈련이 필요한 것이다. 훈련 받지 않은 오합지졸을 전장에 내 몬다면 어떤 결과가 초래될 것인가. 보나마나 백전백패일 것은 자명한 일이다. 마음의 수양은 영적훈련이다. 영적훈련은 믿음, 신앙을 갖는 데서부터 출발한다. 그러므로 영적존재인 인간이 신앙을 멀리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못하다.

용서와 화해를 위해서는 양보와 겸손이 앞서야 한다. 자신을 최대한 내려놓아야 한다. 자신의 지식과 지혜를 남을 이기기 위한 수단과 도구로 사용해서는 안 된다.  자신은 다 아는 것처럼 착각에 빠져 사는 사람들도 없지 않다. 그것은 어디까지나 자신만의 생각일뿐이다. “백짓장도 맞 들면 낫다” (Even a piece of paper is lighter when two people lift it.)는 말이 있다. 남의 말에도 귀를 기울일 줄 아는 보다 겸허한 자세가 요구된다는 의미일 것이다. 귀를 열게 될 때라야 용서의 마음이 싹을 틔운다.

녹음의 유월도 벌써 중순에 접어들었다. 다행이 한 동안 매말랐던 땅에 전국적으로 골고루 넉넉히 단비도 내렸다. 마음이 한결 푸르고 깨끗하고 푸근하다. 진정 우리나라는 복 받은 나라다. 우리는 행복한 국민이다. 멀리 아프리카의 맨 남단 남아공의 요하네스버그에서는 통쾌한 축구 승전보가 들려온다. 정녕 이 달 유월은 우리에게 살 맛이 나게 하는 신나는 달이다. 사람이 살다보면 이런 때도 있어야 한다.

이런 때가 오기를 기대하면서 우리는 평소 온갖 어려움과 시련과 싸우면서 열심히 땀흘리며 살아오지 않았는가. 설령 내일 흐린 날이 온다하더라도 낙심하거나 의기소침해서는 안 된다. 그런 궂은 날은 우리를 연단하고 훈련하기 위한 좋은 기회인 것이다. 시련과 역경을 두려워하지 말라. 죽기를 각오한다면 못할 일이 무엇이 있겠는가.

유월은 애국애족의 달이다. 나라 사랑의 달이다. 일찍이 우리 민족의 선각자 金九 선생이 그의 백범일지(白凡逸志)의 서두에서 밝혔듯이 오늘을 사는 우리들의 소원도 나라 사랑이 되었으면 하는 바람에서 용서와 화해를 생각해 본다. 이런 날이 오는 날, 그 날은 분명 또 한 바탕 신명나는 찬칫날이 될 것인즉. 남은 유월에도 잔칫날, 축제의 날이 많기를 기대하면서…..

2010. 6. 15.

수 많은 무역선들이 들락날락하는 인천대교가 한 눈에 바라다 보이는 아침

인천 송도에서/草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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