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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반포 [달빛 무지개 분수]
위의 사진은 오늘(5월 5일) 본 광경 그대로입니다.
서래섬 유채꽃 구경을 마치고 국립현충원까지 가는 데 도보로도 얼마 걸리지 않았습니다.

경건하고 성스러워야 할 현충원이 완전 자유개방시민공원으로 둔갑된 사실에 놀랐습니다.자유도 좋고 민주화도 좋으나 수십 년에 걸쳐 조성된 겨레의 성역이 하루 아침에 허물어지고 피폐해져 가고 있다는 느낌을 금할 수가 없었습니다.

박정희 대통령과 육영수 여사 묘소에 분향 재배하고, 1979년 11월 3일 하늘도 울고 땅도 통곡케 했던 박대통령의 유해를 운구한 그 영구차를 둘러보았을 때는 속으로 흐르는 눈물을 주체할 수가 없었습니다. “가신 뒤의 자취가 너무 크십니다.” 라고 방명록에 글을 남겼습니다.

현충원의 관리 및 경비가 실업자 구제 차원으로 관에서 민간으로 넘어간 모양인데, 과연 이래도 되는 것인지 필자의 상식으로는 도저히 이해가 되지 않더군요. 잘 하고 있다면 모르겠으나 문제는 그렇지가 않다는 데 있는 것이지요. 어린이 날이라 많은 사람들과 차량이 입장한 때문이기도 하겠으나 통제나 단속이 전무한 상황이라 훼손되어져가는 성역을 보는 마음이 너무 아팠습니다.

포도맥 강을 사이에 두고 워싱턴 DC와 마주 보고있는 미국 버지니아주 알링턴 군에 위치한  알링턴 국군묘지(Arlington  National Cemetery)와 비교했을 때도 서울 동작동의 국립묘지가 월등 아름답고 빼어난 자연경관 등의 입지조건을 갖추고 있다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근년에 와서 불어닥친 그릇된 민주화 열풍 탓에 온 나라의 위계질서와  전통과 역사가 구석구석까지 무너지고 섞어가고 있는 단면을 보는 것 같아 안타까운 마음 금할 길이 없었습니다.

경건하고 엄숙해야 할 묘역 한 켠에서 큰 대자로 드러누워 잠을 자고 있는 꼴불견도 목격되었습니다. 누구 한 사람 단속하는 이도 보이지 않았습니다. 깜짝 놀랐습니다. 우리 국민의 의식수준이 과연 이것밖에 안 되는 것인가? 미꾸라지 한 마리가 온 도랑에 구정물을 일구는 격으로만 치부해버리기에는 너무 한심하고 씁쓸하다는 생각을 떨쳐버릴 수가 없었습니다.

민주화도 좋고 자유도 좋고 개방도 좋지만, 이런 만행이나 처신은 용납될 수는 없는 법입니다.  질서와 책임이 따르지 않는 자유는 이미 자유가 아니요 그것은 방종이요 만용인 것입니다.  그 결과가 어떠한 것인지 천안함 사태에서 이미 드러나지 않았습니까. 해이해진 군대의 기강만 질타해서 될 일이 아닙니다. 더이상 돌이킬 수 없는 심각한 상황이 도래하기 전에 총체적으로 국가기강확립에 국가관리를 맡고 있는 사람들뿐만 아니라 온 국민이 경각심을 가지고 뜻을 모아야 할 때라는 생각을 가지고 발길을 돌려야 했습니다.

May  5. 2010.
林谷齋 / 草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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