運命의 女神
어렸을 때 어머니로부터 따뜻한 보살핌을 받지 못하고 자란 딸이 커서 어머니가 되면 그 어머니도 자식을 따뜻하게 보살피지 못한다. 어머니로부터 정서적 버림을 받은 것처럼 자식으로부터도 버림을 받을 것 같은 두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느낌을 상상적 유기감이라고 하는데 상상적인 유기감은 실제로 유기를 당한 것보다 더 무서운 공포가 되어 마음을 얼어붙게 한다.
양육기의 경험이 인생전반을 좌우하는 운명이 된다.
사람의 팔자는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운명의 여신에 의해 결정되는 것이 아니다. 그리고 팔자는 사람이 태어날 때 가지고 태어나는 것은 더욱 아니다. 구태여 운명의 여신이 있다는 것을 주장하려 한다면 그 운명의 여신은 다름 아닌 자녀를 길러낸 양육자 그러니까 바로 그 자녀을 길러준 어머니라고 해야 할 것이다.
어머니와의 관계에서 갖게 된 느낌이 생각이 되고 생각은 생각에 합당한 행동을 표출하게 하며 같은 느낌과 같은 생각과 같은 행동이 계속해서 반복되면 그것이 버릇이 된다. 그리고 그 버릇은 그 사람의 특이한 행동을 형성하고 그렇게 형성된 특이한 언행을 하게 하는 마음이 성격으로 굳어진다. 이렇게 형성된 성격에 의해 표출되는 언행이 그 사람의 대외적 이미지가 된다. 그 이미지를 인격이라 칭하며 그 인격이 바로 그 사람의 운명을 결정해 주는 위력을 갖는다.
이 모든 것이 성장과정에서 경험한 타인들과의 인간관계, 특히 어머니와의 인간관계에서 비롯된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진 운명을 우리는 속된 말로 ‘팔자’라고 부른다. 결국 굳어진 버릇이 영원히 변하지 않는 그 사람의 성격이 되어 그의 운명을 좌우하는 무서운 위력을 발휘하게 된다는 것이다.
미움을 받고 자란 사람은 항상 미워해야 할 대상을 찾는다.
사람을 미워하는 것처럼 정신적인 힘을 많이 낭비하게 하는 일은 없다.
<가져온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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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pril 11. 2010.
林谷齋 / 草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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