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日光(Nikko)에서

월요일(3월 8일) 아침에 인천공항을 떠나 동경을 거쳐 닛꼬(日光)로 왔다. 동경에서 이곳으로 오는 길에서 안내인이 말하기를 이번 밴쿠버 동계올림픽에서 일본이 금메달이 전혀 없는 데에 일본인들이 몹시 열을 받았다 한다. 그래서 새삼스레 “한국을 배우자”는 여론이 일본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다고 한다.

한국 스포츠를 배우기 위하여 이미 태능선수촌을 일본대표가 방문해서 벤치마킹하고 있다고도 하였다. 일본에서 한국을 배우자는 바람은 스포츠에서 뿐만 아니라 기업에서도 마찬가지이다. 일본 기업들이 한국기업들에게서 배우자는 운동이 일어나고 있다. 그렇다고 한국이 일본을 앞서고 있다고 여기면 착각 중의 착각일 것이다. 우리가 국력이나 기술이나 기업, 모든 면에서 일본 수준을 따라가자면 아직도 먼 길이 남아있다.

그런 중에도 일본에서 “한국을 배우자”는 말이 나오고 있는 것만으로도 격세지감이 깊다. 지금 일본에서는 젊은이들 사이에서 도전정신, 개척정신을 잃고 현실에 안주하려는 기풍이 퍼져나가고 있음에 대하여 큰 걱정을 하고 있다. 일본의 경영전략가 오마에 겐이치(大前硏一) 말로는 “일본이 점점 내성적인 나라가 되어간다”는 염려를 하고 있다.

여기서 “내성적인”이란 말은 세계를 향하여, 미래를 향하여 뻗어 나가려는 기상을 잃고 안으로 움츠려 들고 있는 풍토를 일컫는 듯하다. 일본에서 이런 이야기를 들으며 내심 남의 이야기로만 들리지를 않는다. 한국의 젊은이들 사이에서도 현실에 안주하려는 기풍이 퍼져나가고 있는 듯하기 때문이다. 어느 나라이든 도전정신이 약해지고 편안한 길을 찾으려고만 하게 되면 그 개인은 물론이려니와 나라에 무슨 미래가 있겠는가? 그래서 일본에 머물며 오히려 우리 한국 걱정을 하게 된다.

2010. 03. 09.

-김진홍 목사의 아침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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