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명희
2011-05-25

 

오늘은 가지가

잘려나갔습니다.

하나는

머리카락이요

하나는

시들어버린

튜립입니다.

 

무더워진 날씨에

조금 길어진 머리카락

너무 거추장스러워

미장원엘 갔는데

문열어 놓아도

얼굴 달아오르고

땀까지 흘린 뒤에야

단정해졌습니다.

 

집으로 돌아와

봄에

그렇게 싱싱하던 튜립이

금새 사그러들고 말아

예쁜 심으려고

정원용 가위로

머리카락처럼

싹뚝 잘라버렸지요.

 

혹시

내게 없는 것들

잔뜩 미련 불어넣고

더덕더덕 군덕지처럼

붙이고 다니지는 않는지

마음의 흐름을 살펴보는

나의 일생 하루 밖에 없는

오늘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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