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교회와 모임을 다녀보면 기도가 너무나 번잡하고 지루하게 이어지는 것을 자주 접한다어떤 장로는 강사인 나의 설교가 있기 전 공중기도를  20분 가까이나 하기에 화가 나서 인사도 안 받은 적이 있다그래서 두레교회에서는 공중기도를 3분 이상 드리지 못하도록 강조하고 있다개인기도야 종일 드려도 상관없는 일이겠지만 공중기도를 지루하게 드리는 것은 일종의 공해라 하겠다.

톨스토이의 우화에  3사람의 은둔수도사 이야기가 있다소박하고 간결한 기도의 미덕을 일러주는 내용이다.

러시아 수도사 3명이 멀고 먼 섬에 살았다그곳엔 아무도 발을 들여놓은 적이 없는 곳이었다하루는 그들의 영성지도자가 그들을 방문하여 보니 그들이 주기도문조차 모른 채로 기도생활을 하고 있었다그는 그곳에 머무는 동안 정성을 쏟아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여’로 시작되는 주기도문을 가르쳤다. 그리고는 자신이 한일에 만족스러워 하며 섬을 떠났다그런데 섬을 떠난 배가 바다 한가운데로 나왔을 때에 본즉 세 명의 수도사가 물위로 걸어 다가왔다.

그들이 배를 따라 잡고는 말하기를 “잠깐만요여태껏 가르쳐준 기도를 잊어버렸네요”라고 하였다영성지도자는 어리둥절하여 그들에게 물었다.  “그렇다면 그대들은 어떻게 기도하고 지낸거요?”   이 질문에 그들이 답하였다.

“사랑하는 하나님, 여기 우리 셋이 있고 하나님도 성부 성자 성령 세분이시니 우리에게 자비를 베풀어 주시옵소서”라는 기도만 반복하여 드리고 있다 하였다그들의 성스러움과 단순 소박함에 압도당한 영성지도자는 “그대들의 섬으로 돌아가 편히 지내세요”라고 일러 주었다.


김진홍 목사의 아침묵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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표현이 좀 거치신 어느 사역자가 한 장로가 하도 장황하게 기도하길래 뒤에서
궁둥이를 발길질하고 싶으셨다는 표현에 그냥 웃었지만 적지아니 수긍이 갔습니다.

예배를 위한 대표기도는 3분 넘으면 안된다고 생각합니다.
목소리를 내려깔고 음성까지 떨면서 근엄하게 시작해서 공적기도인지 사적기도인지
분간도 못하는 기도를 들을 때면 정말 참기 어렵습니다.
설교 전 기도는 하나님께서 우리의 예배에 임재해 주시길 원한다는 것과
말씀 전하는 자가 하나님의 메세지를 바로 전할 수 있도록
성령께서 함께 하시길 원한다는 내용이면 충분합니다.
그러나 그날 설교자와 하나님의 임재에 대한 기도는 무시한 채
횡설수설 늘어놓다 못해서 아예 세계일주하듯 온 세상을 순회하고
10분 20분이 지나서 돌아올 때면 화까지 치밉니다.
설교자와 예배자들에게 인격적 모독을 하는 것과 같습니다.
정말 소박하고 간결한 기도가 무엇인지 알아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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