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를 어찌할 수는 없는 일이다. 모처럼의 여행인데 화창한 날씨라면 고맙겠지만 그렇지 않은들 속수무책일 수밖에 없다. 언제든 마음만 먹으면 다녀올 수 있는 한국에서도 그러하거늘 언제 다시 오게될런지 기약할 수 없는 해외여행에서야 오죽하랴. 하늘이 원망스럽기는 해도 시간이 아까우니 일정대로 소화하는 게 최선이겠다.
이번 여행은 모든 게 거꾸로였다. 가장 날씨가 안 좋기로 유명한 영국 런던이 가장 화창했고, 프랑스 파리는 흐렸으며 스위스 베른부터 촉촉한 모습을 보이더니, 이태리로 넘어오자 빗방울이 흩날리고 있었다. 런던이 최악이고 갈수록 좋아지리라던 예상은 빗나갔고 그만큼 아쉬움도 크게 남게 되었다. 비가 오면 아무래도 활동에 제약이 따르게 된다. 우산을 쓰고 다녀야 하기 때문이다. 두오모 광장을 마음껏 활보하고 싶었지만 비로 인해 그럴 수도 없었다. 사진을 찍기에도 여의치 않았다. 안타까운 시간만 흐를 뿐이었다.
피렌체는 단테(Alighieri Dante)의 도시라고 할 수 있다. 그가 나고 자란 곳이기도 하거니와 그가 평생토록 사랑했던 연인인 베아트리체(Beatrice)가 잠들어 있는 곳이기도 하다. 단테가 한 살 아래인 베아트리체를 만난 것은 9살 때였으나 베아트리체는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되었고 안타깝게도 24살의 나이에 요절하고 말았다. 죽음이 두 사람을 갈라놓기는 했지만 단테는 평생토록 베아트리체를 가슴 속에 품고 살았다.
단테가 1307년과 1320년 사이에 집필한 대표작 ‘신곡(神曲:La divina commedia)’에서 베아트리체는 주인공에게 천국을 소개하는 안내자로 등장하기도 한다. 그리고 1321년 단테가 죽을 때까지 자신의 생애 대부분과 시 작품을 바친 대상이기도 하다. 그런 베아트리체가 잠들어 있는 곳이 단테 성당(Chiesa Di Dante) 또는 마가렛 성당(Chiesa Di S Margherita-Detta)이다. 단테와 베아트리체가 처음 만난 곳이라고 한다.
그리고 베아트리체가 잠들어 있는 성당 바로 앞에는 단테의 생가(단테 박물관)가 있다. 살아서 이루지 못한 인연을 죽어서라도 놓지 않으려는 운명으로 느껴졌다. 비교적 작은 성당이고 바로 앞에 피렌체의 명물인 피렌체 두오모가 버티고 있기는 하지만 많은 여행자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 것은 단테와 베아트리체의 애틋한 사랑의 장소이기 때문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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