東베를린, 재개발 붐 타고 발전
총리 공관·국회 도서관 들어서… 베를린 장벽 주변도 관광지로
독일 베를린의 최고 번화가로 변한 구(舊)동독 지역의 프리드리히 대로엔 거대한 잿빛 시멘트 건물이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나치의 방공(防空) 시설로 지어졌던 이곳은 지금 유명 작가들의 작품이 전시되는 유명 미술관으로 변했다. 3개월 전에 관람을 예약했다는 마르크스 바이스훈(27)씨는 “이렇게 근대 역사가 살아 있는 곳에서 멋진 작품을 볼 수 있는 건 동베를린뿐”이라고 했다.
장벽 붕괴 25년이 지난 지금 베를린은 유럽의 중심이 됐다. 수도 이전·관광산업·신산업 육성 등으로 베를린 인구는 340만여명으로 회복했고, 경제는 비약적으로 발전하고 있다. 특히 동(東)베를린은 재개발 붐을 타고 베를린판 ‘강남’으로 떠올랐다. 베를린 12개 구(區) 중 가장 땅값이 비싼 곳은 구동독 지역이었던 미테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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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베를린의 최고 번화가로 변한 구(舊)동독 지역의 프리드리히 대로. 동베를린 재개발 붐을 타고 베를린판 ‘강남’으로 떠올랐다. /오종찬 기자
1990년 후반 게르하르트 슈뢰더 당시 독일 총리는 본(Bonn)에 있던 정부 부처들을 베를린으로 이전하면서 “베를린공화국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동·서 베를린 균형 개발’을 넘어 ’21세기 유럽의 수도’로 키우겠다는 계획이었다. 동베를린 지역인 슈프레강(江) 주변에는 초현대적으로 지어진 총리 공관, 의원 사무실, 국회 도서관 등이 들어섰다.
‘독일판 비무장지대(DMZ)’인 베를린 장벽 주변은 황무지에서 신도심으로 변모했다. 장벽이 가로지르던 포츠담광장에는 소니, 다임러 등 글로벌 기업들이 비즈니스센터를 지었다.
시 동쪽 끝에 조성된 산업 단지 ‘아들러스 호프’는 독일에서 가장 성공적인 산학 협력 단지로 꼽힌다. 과거 동독의 과학아카데미와 방송국 자리에 산학 단지를 조성해 우수한 동독의 과학·기술 인력을 통째로 흡수했다. 이곳엔 900여개 산학 협력 기업들이 입주해 있다. 아들러스 호프 관계자는 “연간 매출이 6억2500만유로(약 8570억여원)에 이른다”고 했다.
베를린 장벽과 검문소 등 전쟁과 분단이 남긴 상흔(傷痕)은 거대한 박물관이자 관광지로 변모했다. 베를린 시는 “연간 방문객이 1000만명에 이른다”며 “연간 관광산업 성장률이 7%가 넘는 만큼 수년 내 런던·파리를 제칠 것”이라고 밝혔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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