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구식 식생활로 인해 30~40대에도 많이 발병하는 유방암. 초기에 발견하면 수술로 완치할 수 있지만 ‘졸업 없는 암’이라는 부제처럼 재발률도 높다. 유방암 수술 후 올바른 식이요법과 운동으로 건강을 회복한 경희사이버대 교수 이행순의 맛 좋은 암 치료 식단과 전문가들의 비밀 레시피를 담은 유방암 완전 정복기.
한국 여성 암 사망률 1위
유방암
우리나라 유방암 환자 증가율은 매년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다. 서구에서는 50세 이상의 폐경 후 환자가 80%를 차지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30~40대 젊은 여성들 사이에서도 발병률과 사망률이 높다. 원인은 바로 서구화된 식생활. 유방암은 후진국에서 선진국으로 이민 간 2세대들 사이에서 증가하는 대표적인 질환으로 일명 ‘문명 질병’으로 불린다. 유전적인 영향이 크지만 식습관, 운동량, 공해 물질, 임신과 수유 경험 등 생활 전반적인 환경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는 질환이며 특히 비만과의 상관관계가 높다.
유방암을 극복한 경희사이버대 교수 이행순의
힐링 라이프
2011년 한 그림 전시회가 많은 사람들의 주목을 끌었다. 유방암 수술로 한쪽 가슴을 잃거나 가슴에 깊은 흉터를 가진 17명의 여성들이 자신의 환부를 드러낸 누드화를 전시한 것. 이 전시의 기획자이자 모델로 참여했던 이행순 교수 역시 유방암 수술을 받고 치료 중인 암 환자였다. 2010년 평소 입던 옷에 팔을 끼우던 중 한쪽 소매만 팔이 들어가지 않자 이상한 예감에 병원을 찾았다. 가족 중에 암 환자가 많아 매년 꾸준히 정기검진을 받아왔고 불과 2주 전에도 이상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지만, 자꾸만 변해가는 자신의 몸이 아무래도 심상치 않아 큰 병원에 내원해 림프샘 깊숙이 숨어 있던 유방암을 발견했다. 식품영양학을 전공하고 약선 요리 및 푸드 스타일리스트로 활발히 활동했던 그녀는 좋은 음식이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잘 알고 있었지만, 물 한 잔 넘기기도 어려운 항암 치료 때는 우선 암과 싸울 수 있는 체력을 기르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생각에 투병 중 먹고 싶던 피자나 햄버거, 아이스크림, 껌 등을 간간이 먹으며 긴 투병 생활을 견뎠다.
“유방암에 걸린 후 깨달은 게 있어요. 음식은 건강에 매우 중요하지만 어떤 음식도 삼킬 수 없을 때는 뭐든 먹고 힘을 내는 게 가장 중요하다는 것을요. 먹는 음식마다 게워내느라 바빴던 탓에 늘 단백질과 수분이 부족해 콩물을 만들어 물 대신 꾸준히 마신 것도 항암 치료에 큰 도움이 됐어요.”
항암 치료 부작용으로 몇 차례 홍역을 치른 뒤 그녀는 일상으로 돌아왔다. 하지만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아 그전처럼 부엌에 오래 서서 요리하기 어려웠다. 그래서 그녀는 빠르고 쉽고 간편하게 조리할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해냈다. 바로 육수와 양념을 미리 갖춰두는 것. 그녀는 평소 자주 먹는 요리에 두루 활용할 수 있는 은멸치 육수와 청국장, 효소 3가지를 주로 사용한다. 은멸치는 쉽게 다듬을 수 있어 육수 내기가 쉬울 뿐 아니라 어떤 국물 요리에 넣어도 감칠맛과 풍미를 자아내고, 청국장은 찌개에 양념 대신 간을 맞출 때 사용하면 좋다. 음식에 되도록 설탕을 사용하지 않는 까닭에 제철에 나는 식재료를 이용해 효소를 만드는데, 단맛뿐 아니라 식재료의 맛과 향까지 담을 수 있어 좋다.
그녀는 교수로 재직 중이어서 외부에 있는 시간이 많아 외식이 잦다. 하루에 한 끼 이상 바깥 음식을 먹기 때문에 그녀만의 외식 방법을 정했다. “암 환자의 경우, 회복된 후에도 꼭 집에서 밥을 먹어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어요. 저 역시 처음에는 그랬죠. 하지만 사회 활동을 하니까 매번 도시락을 쌀 수도 없고, MSG 없는 음식점만 찾아다닐 수도 없어 외식을 하면서도 내게 맞는 음식을 잘 골라 먹는 방법을 찾게 되었어요.” 그녀는 비타민과 식이섬유가 많이 든 음식을 자주, 즐겨 먹는데 같은 메뉴라도 채소가 더해진 요리를 먹어 채소 섭취량을 늘린다. 음식을 먹을 때도 샐러드나 채소, 과일을 먼저 먹어 비타민과 미네랄 흡수율을 높인다. 패스트푸드나 튀김은 되도록 먹지 않지만 간혹 먹더라도 몸에 좋지 않은 패티는 반으로 잘라 절반만 먹는 등 자신이 선택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을 찾는다. 과자 역시 기름에 튀겨낸 스낵보다는 비스킷을, 되도록 버터나 기름이 가미되지 않은 강냉이를 즐겨 먹는다. “최선을 선택할 수 없을 때는 차선을 따르라고 하잖아요. 건강한 식재료로 만든 집 밥이 가장 좋겠지만 외식이 불가피한 경우가 많아 저만의 방식대로 선별해 먹어요.”
이행순 교수는 어깨를 절개해 림프샘 쪽 암세포를 제거했기 때문에 수술 후 왼쪽 팔을 잘 들 수 없었다. 재활 치료를 하던 중 물리치료 선생님이 필라테스를 권유해 시작하게 되었는데, 근육량이 부족했던 그녀에게는 매우 효과적이었다. 일주일에 한 번 학원을 찾아 불편한 부분의 근력을 키우는 동작을 반복하는데, 기구에 의존해 운동하기 때문에 다칠 염려도 없고 내장근까지 키울 수 있어 몇 개월 만에 팔의 움직임이 편안해졌다. 집에서도 밴드를 활용해 꾸준히 운동하는데, 유방암 환자들에게 꼭 필요한 팔 근력 키우기 동작을 자주 한다.
림프샘에 암이 있던 이행순 교수는 다행히 유방을 절제하지 않았지만, 수술 후 많은 환자들이 주위 시선에 고통스러워하는 모습을 지켜보며 몹시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유방이 여성성의 상징이라는 인식 때문에 환자들은 수술 후 목욕탕은 물론 백화점에도 가지 않는다는 말을 듣고 대중의 인식 변화를 위해 2011년에는 사비를 털어 유방암 환자의 수묵 누드화를 기획하기도 했다. “유방을 제거했다고 여성성을 잃은 건 아니에요. 그냥 신체의 일부를 떼어냈을 뿐이죠. 여성은 어떤 한 부위가 상실됐다 하더라도 충분히 아름답고 여성스러워요. 자신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사랑하세요.”
유방암 명의 김성원 교수의 조언
“청국장과 육수 등을 활용한 음식 섭취는 암 예방뿐 아니라 건강에도 좋은 식습관입니다. 비타민과 무기질, 식이섬유가 많이 든 채소 위주의 식단 및 제철 과일을 활용한 효소 섭취 또한 권장해드리고 싶습니다. 다만 열풍처럼 불고 있는 효소에 대한 무조건적 맹신은 좋지 않습니다. 아직 어떤 논문에서도 효소가 암 치료에 효과적이라는 내용은 밝혀진 바가 없기 때문입니다. 또 콩에 함유된 이소플라본은 유방암을 예방하지만 유방암 재발을 방지하지는 않기 때문에 의도적으로 많이 드실 필요는 없습니다. 음식을 통한 섭취는 권장하지만 환이나 진액으로 만들어 과량의 이소플라본을 섭취하면 오히려 유방암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유방암은 비만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질병입니다. 일주일에 적어도 3번, 30분 이상 운동하는 것이 좋습니다.”
요리닥터 최정희가 제안하는 유방암에 좋은 식재료
연어, 깻잎, 들기름, 버섯류, 해조류, 십자화과 식물들(양파, 브로콜리, 콜리플라워, 양배추)
1 w-3 다가불포화지방산 함유량이 높은 식재료 선택하기
식물성 유지 중 필수지방산의 하나인 리놀렌산 비율이 높은 기름은 유방암의 발병률을 25% 감소시킨다. 대표적인 급원은 고등어, 꽁치, 연어, 전갱이 등과 같은 등푸른생선과 들기름, 아마씨유 등이 있다.
2 요오드와 칼슘이 풍부한 식재료 먹기
한 보고에서 하루에 1250㎎의 칼슘을 먹는 그룹은 유방암 발병 위험도가 20%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을 뿐만 아니라 실제로 혈중 칼슘 농도가 낮은 사람들은 유방암 발병률이 높은 것으로 밝혀졌다. 미역, 다시마처럼 요오드와 칼슘이 풍부한 식재료를 자주 먹는다.
3 비타민 D 보충하기
비타민 D는 햇빛을 통해 체내에서 합성되지만 실내 생활이 많은 현대인 중에는 부족한 사람이 많다. 체내에 비타민 D가 부족하면 예후가 좋지 않은 공격적인 유방암 발병률이 높아진다. 비타민 D가 풍부한 버섯을 활용한 요리를 권장한다.
4 십자화과 식물 먹기
브로콜리와 콜리플라워, 양배추와 같은 십자화과 식물을 꾸준히 먹으면 유방암을 예방할 수 있으므로 하루에 일정량 이상씩 먹는다.
5 녹차 자주 마시기
녹차를 상시 복용하는 지역에서는 유방암 발생 비율이 현저히 낮다. 차가 마시고 싶다면 커피보다는 녹차를 마시고 생활 속 다양한 요리에 활용하자.
시금치매실청고추장무침
기본재료 시금치 300g, 고추장·매실청 4큰술씩, 다진 마늘 2큰술, 천일염 1큰술, 국간장 ½큰술, 깨소금 약간
만드는 법
1 깨끗이 손질한 시금치는 천일염을 넣은 끓는 물에 데친 후, 찬물에 재빨리 헹궈 물기를 짠다.
2 고추장, 매실청, 다진 마늘, 국간장을 넣어 양념장을 만든 후 ①에 넣어 무친다.
3 깨소금을 고명으로 올린다.
* 설탕보다는 매실청으로 단맛과 새콤한 맛을 내고 국간장을 사용해 감칠맛을 살린다.
잔멸치두부찜
기본재료 잔멸치 ½컵, 두부(부침용) 1모, 현미유(식용유) 4큰술
양념장 간장·물 2큰술씩, 다진 마늘·다진 청고추·다진 홍고추·통깨 1큰술씩, 다진 파 3큰술
만드는 법
1 두부는 부치기 좋게 썬다.
2 전골용 냄비에 현미유를 넉넉히 두르고 잔멸치를 볶아 멸치 냄새가 날 즈음에 다진 마늘을 넣고 좀 더 볶는다.
3 썰어놓은 두부를 ②에 넣는다.
4 두부에서 물기가 스며 나오면서 끓기 시작하면 양념장을 넣은 후 끓여 전골냄비째 식탁에 낸다.
단호박 효소를 넣은 찹쌀단호박죽
기본재료 단호박 300g, 불린 찹쌀 ½컵, 단호박 효소 3½큰술, 천일염 ½작은술, 물 2컵
만드는 법
1 불린 찹쌀은 믹서에 물 1컵을 넣고 간 뒤, 쌀이 말갛게 될 때까지 끓인다.
2 단호박은 납작하게 썰어 물 1컵을 넣고 삶은 후 믹서에 간다.
3 ①과 ②를 함께 넣고 천일염과 단호박 효소를 넣고 끓인다. 밑이 눌어붙지 않게 저어가며 끓인 후 상에 낸다.
유자껍질 효소를 넣은 화채
기본재료 오이 ½개, 배 1개, 당근·유자껍질 효소 150g씩, 석류 ¼쪽, 유자속청·물 적당량씩
만드는 법
1 오이와 배, 당근은 돌려 깎은 다음 채 썬다.
2 볼에 ②를 채소를 보기 좋게 담고 유자속청에 물을 넣어 화채 국물을 만든다.
3 채소를 담은 볼에 화채 국물을 재료가 잠길 정도만 붓고 유자껍질 효소를 넣은 뒤 석류를 흩뿌린다.
/ 여성조선 (http://woman.chosun.com/)
취재 고윤지 | 사진 권오경(인물), 이종수(요리) | 헤어·메이크업 노엘 타임뷰티라운지 | 장소협찬 리움필라테스(죽전점) | 의상 리복 코리아(1588-7324) | 도움말 김성원(분당서울대학교병원), 최정희(요리닥터) | 요리 스타일링 문인영(101recipe)
610 total views, 1 views today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