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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은 조용히 내려
시골 마을은 더 이상 말이 없다
가끔 말들이 입김을 뿜으며
머리를 흔드는 소리만 나직이 들려올 뿐 

그침 없이 눈은 내려
길게 걸어온 발자국도
어느새 사라진다

하얀 눈 내리는 길을
두 눈 감고 되돌아보니
내가 살아온 길도 이렇듯
소리 없이 지워진다

눈 내려 앞길이 막막해도
심중 길은 언제나 존재했고
또한 존재한다는 것을

하늘에서 하얀 눈이
펄럭이며 내려와
만물의 더러움을 조용히 덮는다
하얗게 누운 겨울이 손짓한다

윤명희
2/15/2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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