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대 나이에 딸 출산한 싱글맘, 생활고 속에 트레일러에서 딸 홀로 키우며 허드렛일로 생활비·학비 벌어 지역 전문대를 거쳐 하버드대 법학대학원(로스쿨) 졸업한 입지전적 금발의 미모 여성 변호사.”

극적인 인생 역정을 걸어온 것으로 알려져 ‘제2의 힐러리’라는 별명을 얻으며 승승장구하던 웬디 데이비스(50) 미국 텍사스 주지사 후보의 사연들 상당 부분이 허위인 것으로 드러나 정치적 생명이 위태로워졌다.

21일(현지시간) CNN과 텍사스 현지 언론에 따르면 주지사 후보 검증 과정에서 10대에 아이를 낳아 홀로 키운 싱금맘으로 지내며 하버드대 로스쿨을 졸업했다는 그의 ‘휴먼 스토리’가 왜곡되거나 미화된 것으로 밝혀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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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딸 홀로 키우며 학비 벌어 하버드 졸업한 금발의 변호사 정치인, 인생 사기?<br />

데이비스는 지난해 6월 텍사스주 의회에서 11시간의 필리버스터(합법적 의사진행방해) 연설로 공화당의 낙태제한법 처리를 저지하며 일약 전국적인 정치인 스타로 떠오른 인물. 차기 대선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 전 국무장관의 뒤를 이을 차세대 여성 정치인으로 각광받기 시작했다.

그러나 데이비스가 트레일러에서 딸을 키우며 지역 전문대를 다닌 것은 사실이 아닌 것으로 확인됐다. 이동식 주택에서 단지 몇 달 생활한 것은 맞지만, 곧 아파트를 장만했으며, 학비도 두 번째 남편인 제프 데이비스가 모두 대줬던 것으로 밝혀졌다.

남편인 제프가 자신의 돈으로 데이비스의 텍사스크리스천대학 2년과 하버드대 로스쿨 등록금을 댔고, 이를 위해 은행에서 대출까지 받았다. 싱글맘으로 두 딸을 키우며 학교를 다녔다는 것도 허위였다. 남편이 데이비스가 학비 부담 없이 하버드대를 다니게 하면서 텍사스에서 두 딸을 맡아 키웠다.

제프는 꼬박 꼬박 학비를 보내주며 아내 데이비스가 마음 놓고 공부할 수 있도록 텍사스에서 두 딸을 맡아 키웠고, 변호사가 된 아내가 시의원 선거에 나섰을 때는 발벗고 나서 선거 유세를 도왔다.

그러던 2005년 어느 날. 데이비스는 자신의 뒷바라지와 외조에 헌신해온 남편과 헤어졌다. 데이비스가 남편을 버리고 떠난 날은 남편이 학자금 대출금 이자와 원금을 마지막으로 갚은 다음 날이었다. 두 사람의 결혼생활 파경 근본적 원인은 아내 데이비스의 간통이었다.

이혼 후 다시 싱글맘이 됐다는 것도 거짓이었다. 데이비스는 이혼하면서 남편에게 두 딸의 양육권을 넘겨버리고 양육비로 월 1200달러(130만원)를 지급하기로 했다. 아이를 맡아 키운 싱글맘이라는 말 자체가 무색한 이기적 여자로 밝혀진 것이다.

이 같은 사실들이 드러나면서 ‘제2의 힐러리’, ‘전 세계 여성의 롤모델’이라며 찬사를 보내던 여론은 급속히 차가워지고 있다. 트위터 등 소셜미디어와 인터넷 사이트에는 데이비스에게 배신감을 느낀 네티즌들이 험악한 비난글을 퍼붓고 있다.

한편 언론의 폭로 보도에 대해 데이비스는 ‘정치공세’라고 일축하고, “나의 (성공) 스토리는, 싱글맘이 되면 힘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끼는 수백만 텍사스 여성들의 이야기”라며 반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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