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G_0237

ㅇ에이다의 절친 마디와 함께 찍은 사진.  둘이 똑같이 입고 똑같이 따라 행동하는 죽고 못사는 절친사이입니다.

며칠 전 맨해튼에서 저녁모임에 참석할 일이 있어 큰딸이 사는 맨해튼에서 하루 보내게 되었다.  모임을 참석하고 밤 늦게 갔는데 에이다(Ada)가 아직 잠자지 않고 부엌에서 엄마와 함께 있었다.  다음 날 학교에서 모금을 위한 홈메이드 머핀을 만들어 가져가기로 해서 딸은 하루 종일 일하고 돌아와서 밤 10시가 넘었는데 쉬지도 못하고 머핀을 만들고 있었다.

3살이라 유치원도 아닌 프리스쿨에 다니고 있는데 학부형들이 얼마나 극성인지 매일 학교에 와서 봉사를 한다고 했다.  맨해튼은 생활비가 많이 들고 아이들을 기르려면 학비도 여간 비싸지 않아 웬만큼 수입이 많지 않으면 살기가 힘들어 대체로 부유한 가정들이 많다.  특히 여자들은 내니에게 지불할 돈도 만만치 않고 수입이 많은 남편과 함께 세금을 내려고 하면 별 이익이 되지 않아 아주 좋은 직장이 아니면 집에서 아이들을 돌보는 게 나아 내니가 아이들을 돌보아주지만 직장을 갖지 않는 엄마들이 많다.

그래서 에이다가 다니는 반에서는 오직 두 엄마들만 직장에 나가고 있다고 했다.  한 여자는 외과의사라 계속 직업을 가지고 있고 딸은 투자회사에 중역이라 수입이 만만치 않아 직장을 그만 둘 생각이 없다.  그래서 두 엄마들은 학교의 모금파티를 위해 일을 부탁 받았다.  가게에서 산 것은 절대로 안 되고 집에서 만든 홈메이드 머핀을 만드는 역할이 주어져서 밤 늦게 만들고 있는 것이었다.

에이다는 엄마 곁에서 신이 나서 떠들어대고 사위인 필립도 옆에서 도와주고 있었다.  내가 온 것을 본 필립이 예쁜 에에다를 꼭 껴안아 주고 있는데 빨리 할머니 앞에서 해보라며 에이다를 부추겼다.  무슨 영문인지 몰라 눈을 똥그랗게 뜬 내게 내니가 주기도문을 가르쳐 주어 다 외었다는 것이다.

일전에 큰딸 부부가 유럽여행 떠났을 때 맨해튼에서 며칠 내니와 함께 에이다와 한 살짜리 베라(Vera)와 며칠 지내게 되었다.  그 때 내니인 소냐(Sonya)에게 딸이 너무 바빠 아이들에게 신앙을 심어주지 못 할까 봐 제일 걱정스럽다고 했더니 소냐가 그렇지 않아도 에이다에게 주기도문을 가르쳐 주려고 한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소냐에게 하나님께서 내게 더 이상 바랄 수 없을 정도로 세상적인 축복을 자녀들에게 주셨는데, 먼저 하나님의 의만 구한다면 지금 죽어도 더 이상 소원이 없을 거라고 했다. 

정말 소냐는 하나님을 믿는 신실한 기독인이면서 내니로도 최고다.  에이다와 베라가 학교에 가는 것뿐만 아니라, 음식장만, 빨래 그리고 목욕시키기 그리고 머리, 옷도 깔끔하게 단장시켜 딸이 전혀 걱정하지 않게 철저히 도와줘 감사하고 있는데 신앙심까지 돈독해 너무 감사하다.  에이다를 낳은 후 100일 동안 집에서 쉬면서 내니를 인터뷰할 때 딸의 요청으로 매번 나도 함께 있었는데 수 많은 신청자 중 소냐가 제일이었다.  정말 처음 보았어도 제일 믿음직스러워 보였는데 지금도 그렇다.

매주 청소하는 사람도 와서 깨끗이 치워주고, 요리를 좋아하는 필립이 특별한 스케쥴이 없으면 간단한 저녁도 준비해주어 회사의 엄청 많은 업무를 수행할 수 있도록 도와 주어 이 또한 감사한 일이다.  너무 일이 많아 가끔 전화로 너무 바빠서 힘들다고 할 때마다 마음이 안쓰러울 때가 많다.  미국은 돈을 주는 만큼 일을 시키는 곳이다.  그냥 적당히 줄 서서 남의 덕으로 어정쩡하게 적당히 넘어가는 일이 없다.  철저히 정직한 자신의 실력만이 인정되는 곳이라 높이 올라간 위치만큼 일의 부담도 많은 곳이라 집안 일은 엄두를 못 낸다.

그런데 에이다가 주기도문을 내 앞에서 하나도 틀리지 않고 줄줄 외우는 것이 아닌가?  소냐가 미국인이기 때문에 영어 주기도문이지만 얼마나 기쁘고 감사한지 에이다를 꼭 껴안아 주면서 빙글빙글 돌려주었더니 까르르 웃었다.  소냐에게 얼마나 고마운지…

필립은 에이다를 자랑스러워하는 나를 쳐다보며 좋아서 싱글벙글하고 큰딸도 자랑스러워 했다.  내가 무엇보다도 하나님을 아는 지혜가 제일 으뜸이고 제일 좋아할 거라는 것을 알기 때문에 주일예배에 참석해서 유치부에 들어간 에이다가 주기도문을 자랑스럽게 외운 이야기를 해주었다.  아직 어린 베라는 유치부에 들어가라고 했더니 몇 주째 엄마에게 떨어지지 않고 울어 아직 참석 못했다며 아마 다음 주엔 들어갈 수 있으면 좋겠다고 했다.

내가 더 이상 바랄 게 뭐가 있는가?  나는 지금 죽어도 자녀들이, 손주들이 아니, 천 대를 내려가면서 우리 주님을 사랑한다면 조금도 후회하지 않을 것이다.  나는 하나님께 무한히 감사하면서 자녀들을 향한 하나님의 뜻을 이루어드리는 귀한 자녀들이 되게 해주시옵소서 라고 간절히 기도했다. 

하늘에 계신 우리 아버지, 이름이 거룩하게 여김을 받으시옵소서.  아멘.

 

윤명희
2013-11-18

 

 

_DSC0119

 

 

 

859 total views, 1 views tod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