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월의 푸른 하늘 아래
두 팔 벌려 곧게 뻗은
키 큰 소나무들이
작은 섬 되어
힘찬
기개를 알린다

그 아래 호수엔
하늘의 푸르름을
가슴 가득 담고
소나무들의 긴장을
깊이 품는다

스쳐 지나가면
아무도 모를
하찮은 들풀도
아무렇지도 않은 듯
가을바람에 흔들린다.

웅장한 나무나
초라한 들풀이나
전혀 부족함 없이
높고 낮은 곡조 되어
음악이 된다

나무와 들풀을 지나
바람 되어 불어 오는
싱그러운 향기와 함께
나지막이 노래를 불러본다
시월의 마지막 날에

윤명희
2013-1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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