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권기 문자향(書卷氣 文字香). 책을 많이 읽고 교양을 쌓으면 몸에서 책의 기운이 풍기고 문자의 향기가(ㅡ지식의 내공이 스며들어, 지혜의 빛이ㅡ)난다는 뜻이다. 참 좋은 말이다. 아무렴, 책을 좋아하는 사람치고 이런 경지에 오르는 것을 마다할 이 있을까.
옛 선비들은 풍부한 학식과 고매한 인격이 뒷받침되면 서권기 문자향의 경지에 다다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추사 김정희가 “가슴속에 만 권의 책이 들어 있어야 그것이 흘러 넘쳐서 그림과 글씨가 된다”고 말한 것은 이 생각을 정확히 반영한다. 선비들은 시(詩), 서(書), 화(畵)를 중하게 여겼지만 지켜야 할 원칙이 있었다. 손끝의 잔재주 대신 정신의 품격으로 그림을 그리고 글씨를 써야 한다는 것이었다. 그림을 감상할 때도 그림의 겉모습보다는 그 속에 깃든 화가의 정신이 중요했다. 그림은 단순한 그림을 넘어 마음을 갈고 닦는 수련이었다.
“나는 뜻밖에 생긴 1분을 헛되이 보내지 않도록 언제나 작은 책을 주머니에 넣고 다녔다.” 19세기 영국의 재상 윌리엄 글래드스턴(William Gladstone)은 유명한 독서광이었다. 총리를 네 차례나 지내고 90세까지 살면서 촌음을 아껴 책을 읽었다. 신간서적 읽기도 게을리하지 않았는데 ‘마음을 젊게 유지하기 위해서’ 였다고 한다.
우리 선비들이 문사철로 마음을 갈고 닦는 수단으로 여기고, 시·서·화를 갈고 닦는 정도를 확인하는 수단으로 여긴 것과 통한다. ㅡ시서화를 개별적으로 지금처럼 하나 하나 예술로 생각한게 아니라, 시서화를 동시에 하는 것을 예기 즉 예술로 생각했다.
그래서, 회화 하나만 한 것을 드러 내길 꺼려하고 하나만 하는 화원의 화가를 환쟁이로 취급했다. 단, 시서화를 할 줄 알면서 최고의 경지가 또한 회화에 있음도 인정했다. 그만큼 중히 여기면서도, 한편으론 조심을 요하는 경계의 의미를 항상 중시하였다. 왜냐면, 회화를 쉽게 여기면 장인이 되거나, 장안이 되 인격 형성을 오히려 방해하는 수단으로 전락하는 마음을 갖게 하는 것이기도 하니…
김철웅: 경향신문 논설위원
——————-
* William Ewart Gladstone (29 December 1809 – 19 May 1898) was a BritishLiberal Party statesman and Prime Minister (1868–74, 1880–85, 1886 and 1892–94).
Gladstone is famous for his intense rivalry with the Conservative Party LeaderBenjamin Disraeli. The rivalry was not only political, but also personal. When Disraeli died, Gladstone proposed a state funeral, but Disraeli’s will asked for him to be buried next to his wife, to which Gladstone replied, “As [Disraeli] lived, so he died — all display, without reality or genuineness.” Disraeli, for his part, said that GOM (which stood for Grand Old Man, Gladstone’s nickname), really stood for “God’s Only Mistake”.
The British statesman was famously at odds with Queen Victoria for much of his career. She once complained “He always addresses me as if I were a public meeting.” Gladstone was known affectionately by his supporters as the “Grand Old Man” or “The People’s William”. He is still regarded as one of the greatest British prime ministers, with Winston Churchill and others citing Gladstone as their inspiration.
———-
林谷齋/草雲
2011. 01. 15.
1,272 total views, 1 views today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