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마다 결(木理)이 다르다. 각기 다른 결의 나무판자 아홉개를 손바닥으로
기억시키고 눈을 감긴 후 알아맞히게 하는 촉각(觸覺) 민감도를 나라별로
비교하는 실험이 미국 위스콘신대학에서 있었다.
중동계 사람들은 1~2개꼴, 미국과 유럽계 사람들은 3개꼴인데 한국사람은
7개를 맞히고 있다.
한국전쟁 중에 한•미 조종사의 순발력 비교를 한 적이 있었는데, 발동에서
발진까지의 시간을 잰 것으로 한국조종사군이 평균 3.6초가 빨랐다 한다.

이상의 사례들은 한국사람이 보고(視覺) 듣고(聽覺) 맡고(嗅覺) 맛보고(味覺)
만져보고(觸覺) 하는 감각끼리의 연락기능과 그것을 행동으로 옮기는 행동
기능이 남달리 발달했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같은 감각전달의 기민성을 감 잡는다 하는데 이 말은 영어로 번역할 수
없는 한국인의 특유감각이다.

노벨상 수상작가 펄벅이 경주에서 밥상에 오른 무채 썰어놓은 것을 보고
기계로 썰었느냐고 물었던 기억이 난다.
아니라 하자 “저건 요리가 아니라 예술이다” 하던 것이며,
개화기의 게일 목사가 한국 어린이들 젓가락으로 콩자반 집어먹는데 흘리지
않는 것을 보고 “저건 식사가 아니라 곡예다”고 한 말이 감의 표출이다.

세계 최초로 난자를 이용한 배아줄기 개발에 성공한 황우석 교수는 그 성공
비결이 미국사람 같으면 난자에서 핵을 빼내는 데 1시간 남짓 걸리는 것을
한국사람은 5~10분이면 가능했다 하고 젓가락질 등으로 세련된 감각 간
연락기능의 비상함을 최첨단 과학에서 입증한 것이다.

이 감을 키워주고자 서울 광남초등학교에서는 분기별로 젓가락으로 콩 집어
옮기기 대회를 여는데 30초 안에 6학년은 10개, 1학년은 5개를 옮겨야 합격
이다. 합격률이 25%지만 대회를 의식, 젓가락질을 상습화하여 합격률이
오르고 있으며 전교생이 합격할 때까지 계속하겠다 한다.
민족의 우수 자질을 계승할 뿐 아니라 감의 발달로 두뇌개발도 촉진시키는
젓가락질이다. 곧 젓가락질은 국력이다.
포크로 김치를 찔러 먹는 전국 학교들에 어떤 형식으로든지 보급시켰으면
하는 젓가락질 대회다.

– 이규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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