琴湖江邊따라 유월이 盛夏로 흘러드는 초여름일세,
여전 건강하신가.

내가 듣고 잊은 탓인가.
이번 달은 우리 三木會 모임소식이 없던데,
지난 모임에서 隔月로 하기로 했던가?

수필 좋아하는 사람이 어디 나뿐이겠는가.
좋은 수필 부담없이 읽을 때의 그 산뜻한 기분
이를 어디 비교하면 좋을까
다이제스티브나 크레카를 곁들여 마시는 원두커피의 한 잔 맛이 이럴까,
人之常情이려니.

小說처럼 길지가 않으니 부담이 없어 좋고,
詩가 좋은 거야 贅言을 요치 않는 이야기겠다만
시처럼 아쉬우리만치 짧지 않아 좋은 게 한 편의 소박한 수필 아니던가

“방귀 질나자 보리 양식 떨어진다”더니 내가 그 꼴일세.
매사에는 다 때가 있는 법,
이미 놓쳐버린 때를 이제와서 한탄한들 그 무슨 소용이랴.

60에 陵參奉도 유분수지, 늦어도 지금은 너무 늦었네
자기 분수를 알아야지, 그러나
“Better late than never”란 말로 위안을 삼으면 될까.

우리말, 우리글이 이렇게도 우수하고 아름다운 것인 줄을
내 진즉 알았더면 얼마나 좋았으랴.
온통 쭉정이 뿐인 허튼 생각으로 골통 채우는 徒勞는 않았어도 되는 것을

과찬일세, 수필에 조예가 있다니,
맛 있는 음식 좋아하지 않는 사람 어디 있는가. 나도 고작 그 수준일세.
그러나 아무 부담은 없네. 욕심이 없는데 무슨 마음 짐을 지겠는가.
미식가, 식도락가가 진미를 찾아 떠도는 신바람으로 찾아 읽고 순간순간을
희희낙락할뿐일세.

“소문 난 잔치에 먹을 것 없다”는 말은 있더라만
소문 난 수필가의 글은 그런 경우가 드믈다는 사실에 믿음을 보내고 있네.
좋은 생각, 좋은 마음, 좋은 말, 좋은 글로 우리네 삶이 채워지는 날을
기대는 하고 싶은데, 그게 어디 될 법이나 한 이야기겠는가.

묵상, 명상에 침잠할 짬을 잠시도 내기가 어려운 게 현실이니
隱者의 삶을 생각 해볼 때도 있다만 무엇에 미련이 남아 현실도피를 망설이고
있어야 하는지 이 우유부단한 나라는 한심한 존재여!

좋은 글 눈에 띄거덜랑 보내주시게
우리 앞으로는 글 심마니가 되는 것도 괜찮을 걸세.

민태원의 <청춘예찬> 나도 참으로 좋아하는 글일세.
특히
<청춘! 이는 듣기만 하여도 가슴이 설레는 말이다.
청춘! 너의 두 손을 가슴에 대고 물방아 같은 심장의 고동을 들어보라,
청춘의 피는 끓는다.>로 시작되는 이 글의 머릿부분부터 얼마나 좋은가.
읽기만 해도 용기와 힘이 절로 솟아나는 기분아닌가.

부탁이랄게 뭐 있는가. 인터넷에서 우선 보이는대로 카피를 해보았네.
잘 감상하시고 우리 청춘이나 되돌려받을 수 있게 힘 써보세나..
나훈아는 일찍이 <청춘을 돌려다오>로 뭇 초로 신사들의 애절한 심금을 울리지 않았던가.

고요가 내려앉은 적막한 林谷에서 벗을 그리며 몇 자 긁적거리다
고개를 들어 시계를 쳐다보니 벌써 子正이 훌쩍 넘은 유월 스므하루 일세.
歲月 流水임을 또 실감케 되니
이 江山 落花流水 흐르는 밤에 快眠을 비나이다.

2010. 6. 21.

林谷齋/草雲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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