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 있니?
할아버지다.
그 동안 할아버지가 너무 무심했지?
너와 네 어미 생각하면 내 마음이 몹씨 아프다.

생각과 현실이 같지 않은 것이 문제이로구나.
언제 듬직하고 장한 너의 모습 다시 볼 수 있으려나.
이 메일 쓰는 지금 이 순간 할아버지는 가슴이 아프고
눈물이 앞을 가린다.
머나먼 이역만리에서 고생하고 있을 너와 네 어미 생각하면……
목이 메어 말이 잘 나오지가 않는다.
이 할아버지는 종현이 너와 내딸 네 어미를 죽도록 사랑한다.

부디 심지를 굳게 하여 네 할일 성실히 하여라.
공든 탑은 무너지지 않는 법이다.
우연히 얻어지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사람의 삶은 모두가 자기 마음의 심지에 달렸다.
심지란 사람의 마음가짐을 말한다.
굳고 결연한 마음의 결단 말이다.

힘들고 어려운 시련과 역경을 이겨내지 않고는
큰 일 할 수 있는 사람이 되지 못한다.
젊어 고생은 사서라도 한다는 말이 있다.
온실에서 자라기만 한 식물은 튼튼하지 못하다.

사람도 마찬가지다.
어떠한 힘든 일이 닥치더라도 그걸 이겨내는
결심이 있어야 장차 유능한 사람이 된다는 말이다.

작심삼일도 안 된다.
결심을 했으면 꾸준히 밀고 나가야지
며칠 못 가서 주저앉고 포기하는 연약한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말이다. 믿음직한 사람이 되어야 한다.

할아버지는 종현이를 믿는다.
최선을 다하면 된다.
나중 후회하는 삶을 살아서는 안 된다.
이 메일을 받거든 받았다는 답을 간단히 보내거라.

언제나 너를 사랑하고 응원하는 할머니, 할아버지,
그리고 외삼촌들, 꼬마 동생들이 대한민국 서울에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거라. 넌 결코 외롭지 않다.
우리 언제 반갑게 만나 얼싸 않고 춤이라도 같이 춰보자.
할아버지는 그날이 하루 빨리 왔으면 좋겠다.

이 메일 여기까지 줄곧 울면서 썼다.
이제 눈물을 거두어야 겠다.

2010년 오월 24일 아침

인천 송도 작은 외삼촌 집에서
할아버지가 보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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