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년 모은 유족연금, 軍자녀 위해…
- ▲ 故 박광수 중위
순직 조종사 故박광수 중위 부모, 공군에 1억원 기탁
공군 조종사 아들을 사고로 잃은 부모가 28년 동안 유족연금을 한푼도 쓰지 않고 꼬박꼬박 모은 1억원을 “소중한 데 써달라”며 공군에 기증했다. 공군은 이 기부금을 바탕으로 순직 조종사 유자녀에게 장학금을 주는 장학재단을 세우기로 했다.
31일 오전 11시 충남 계룡대 공군참모총장 접견실에 고(故) 박광수 중위의 아버지 박만춘(82)씨와 어머니 한계옥(80)씨가 들어서자 이계훈 공군참모총장이 반갑게 맞으며 손을 잡았다. 박씨 부부는 이날 1억원짜리 수표를 공군에 건넸다. 1982년 7월 동해안에서 박 중위가 훈련 도중 순직한 뒤 국가에서 받은 유족연금을 다달이 모은 돈이었다. 당시 처음 받은 유족연금은 11만원쯤이었다. 만 24세였던 박 중위는 당시 최신예 F-5 전투기 조종사였고 임관한 지 1년4개월여 만에 순직했다.
박씨는 “아들을 조종사로 키운 것도 국가이고, 연금도 국가의 것이라 한푼도 쓸 수가 없었다”면서 “어려운 (조종사) 자녀가 도움을 받을 수 있게 하고 더 훌륭한 인물이 나올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싶다”고 말했다.
- ▲ 31일 오전 충남 계룡대를 찾은 고 박광수 중위의 아버지 박만춘씨와 어머니 한계옥씨가 이계훈 공군참모총장을 만나 28년간 한푼도 쓰지 않고 모은 유족연금 1억원을 기부하고 있다. /공군 제공
박씨 부부는 아들이 순직한 직후에도 사망보상금 전액으로 컬러 TV를 구입해 아들이 근무했던 공군 제16전투비행단에 기증한 것으로 알려졌다. 6·25 전쟁 때 수도사단 수색대대에서 근무했던 박씨는 “아들이 군인이 되기를 원했었고, 막내(박 중위)가 공군 조종사가 돼 자랑스러웠다”면서 “이제야 큰 짐을 던 것 같아 홀가분하다”고 말했다.
박 중위의 친형인 광천(58)씨는 “장학재단 지원으로 어린 유자녀들이 긍지와 자긍심을 갖고 아버지 대를 이어 대한민국의 일꾼으로 성장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박씨 부부는 앞으로도 유족연금을 계속 모아 또다시 기증할 계획이라고 밝힌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 부부가 기부금 기증 시기를 결정하는 데는 지난 3월 박 중위가 몰았던 전투기와 같은 기종인 F-5 전투기 두 대가 추락해 조종사 3명이 순직한 사고도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공군은 이날 박씨 부부의 1억원 기부를 계기로 공군 차원의 장학재단을 설립키로 했다. 공군 관계자는 “공군 자체 모금활동으로 2억원을 모아 우선 3억원 규모의 기금을 조성하고, 2014년까지 10억원, 그 이후에는 50여억원까지 기금액을 늘릴 계획”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강원도 강릉 공군 제18전투비행단에서는 고 오충현 대령 등 지난 3월 사고로 순직한 조종사 유가족들이 성금 300만원을 부대에 전달했다. 오 대령은 중위 시절 동기 조종사 장례식에 다녀온 뒤 쓴 일기에서 자신이 불의의 사고로 목숨을 잃더라도 군인 가족으로서 절제된 모습을 보여줄 것과 각종 위로금의 일부를 떼어 부대에 감사의 표시를 해줄 것을 가족에게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장일현 기자 ihjang@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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