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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른 아침 촉촉히 젖은 들풀 길
점점 잦아드는 발가락 사이의 찬 이슬
 여름 신발 벗으며 툭툭 차내면
 물방울들이 사방으로 번진다. 

한 걸음 두 걸음 조용히
돌아가는 들풀 길 걷는다.
발 밑에 깍인 들풀들의 함성
 강인한 생명력이 온몸에 퍼진다. 

작은 연못 벤치에 앉아 생각하니
이렇게 살아 있음에 감사하다. 비록
 내일을 알 수 없다 하여도 매 순간
 내 생의 마지막처럼 정하게 살리라.

윤명희
2013-0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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