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이 걷히기 전
습하고 어둑한 바람이
온 몸을 감쌀 때
안개낀 오솔길을 걸었습니다.

멀리 지평선 짙은 안개사이로
붉은 태양이 어슴프레 기지개 켜고
새들은 푸드득 새 날갯짓하고
이슬맺힌 가을잎이 나를 반깁니다.

황토빛 담에 기대 정답게 팔을 벌린
감나무 사이사이 붉게 익은 감처럼
불그레한 해가 바람 이고 떠오르고
내 마음 불그레한 햇살이 맑게 고입니다.

가을잎 하나 둘 붉어가고
내 마음도 따라 붉어가고
가을잎 하나 둘 떨어지고
내 마음도 따라 떨어지고

나의 욕심과 자아
낙옆처럼 다 지고나면
내 영혼 기러기 두 날개처럼
사랑과 진리로 날게 하소서.

윤명희
2011-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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