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끼, 새, 물고기, 다람쥐, 두더지 등 수많은 동물들이 모여서 학교를 만들기로 했습니다. 그런데 토끼는 달리기를 수업에 넣어야 한다고 했고, 새는 날기를 수업에 넣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그러자 물고기는 헤엄치기를 수업에 넣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다람쥐는 나무 오르내리기를 수업에 넣어야 한다고 했습니다.
모두들 자신의 특기를 수업에 넣어야 한다고 고집했기 때문에 동물들은 이 모든 걸 과목으로 만들어 놓고 동물학교 학생이라면 하나도 빠짐없이 수업을 받아야 한다고 결정했습니다.
토끼는 달리기를 잘했습니다. 어느 누구도 달리기에서 토끼를 따라잡을 수는 없었죠. 그런데 학교에서는 토끼가 날기 수업을 받으면 지적으로나 정서적으로 좋은 경험이 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래서 선생들은 날기를 가르치겠다는 일념 하에 토끼를 높은 가지 위에 세워놓고 ‘토끼야 날아 봐! 날아 보라니까!’하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노력을 인정받은 덕에 날기에서 D를 받았습니다.
학교에서는 이처럼 각 과목에서 고른 성적을 받은 토끼를 보면서 자기들의 교육방법에 대해 스스로 만족했습니다.
새의 경우도 마찬가지였습니다. 날기에서라면 누구도 새를 따라잡을 수가 없었습니다. 공중곡예를 할 정도였으니 당연히 A감이었죠. 하지만 새도 두더지처럼 굴을 팔 줄 알아야 한다는 게 교육과목 선정위원회의 주장이었습니다.
새는 이 수업을 받다가 날개와 부리 등 온몸이 다치는 바람에 결국엔 날 수가 없게 되었습니다. 하지만 학교 측에서는 아주 흐믓한 얼굴로 새에게 날기 과목에 C를 주었습니다. 다른 동물들도 이런 식이었습니다.
그런데 누가 이 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했는지 아십니까? 어느 과목에서나 지진아 취급을 받던 뱀장어였습니다. 뱀장어는 거의 모든 과목을 그럭저럭 다 잘할 수 있었거든요.
모두들 이것이 잘못되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지만, 아무도 조치를 취하지 않았습니다.
레오 버스카글리아의 <살며 사랑하며 배우며>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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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상의 제도적인 잘못으로 얼마나 부조리한 일들이 일어나고 있는지 모른다. 정말 올림픽에서 금메달 감인데도 윗선의 눈에 벗어난 탓에 빛을 못볼 수도 있고, 직장에서 상관의 어리석은 판단이나 질투로 양질의 특기가 묻히는 경우도 있을 것이다.
개인도 마찬가지이다.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을 알지 못하고 엉뚱한 곳을 헤맬 수도 있을 것이다. 모든 것을 다 잘할 수 있다는 것은 어떤 면에선 한가지도 특별히 잘하지 못한다는 것을 의미할 수도 있다.
그 래서 좋은 멘토를 가질 수 있으면 더 바랄 수 없겠지만, 그렇지 못하면 자신에게 허락된 시간과 기회를 스스로 잘 선택해야 하는 것이다. 가장 현명한 것은 시간을 사용하는 데 있어서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것에 사용해서 최대의 효과를 얻도록 최선의 노력을 하는 것이다.
자신의 달란트가 아니라고 생각되면 미련없이 포기하고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곳에 최선의 투자를 아끼지 않아야 ‘양질전환(量質轉換)의 원리’가 나타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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