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 전부터
<감귤 이야기> 를 미적거리다
오늘에서야 끝장을 넘기며
오렌지가 걸어 온 길들을 그려봅니다.
눈을 계속해서 혹사한 탓인지
사물이 흐릿하게 보여 힘이 들지만
오렌지에 대한 애틋한 사랑을 품고
이전의 화가들이 그린
오렌지 정물화들을 보고 있습니다.
세잔느, 고흐, 고갱, 마티스, 필 등
수많은 화가들의 그림을 보며
오렌지의 아름다움을 생각합니다.
특히 마티스의 1912년 작품
<오렌지 바구니가 있는 정물>에 눈이 멈춥니다.
1945년 친구인 피카소가 이 작품을 구입해주어
화가로써 평생 자랑으로 생각하며
이 위대한 라이벌에게 새해가 되면
오렌지 바구니를 보냈다는 일화가
아주 가까운 전설같이 들리기도 합니다.
가을이 깊어가고
기러기 날개치며 울어대고
조금씩 더 추워지는 조그만 뜨락에
우두커니 서있는 나의 오렌지나무가
내 마음을 아련하게 하는 것은 왠일일까요.
봄에 핀 꽃에 살아남은
5개의 탁구공만 한 오렌지들과
이 가을에 핀 꽃에
무수히 맺힌 콩알만 한 오렌지들이
겨울이 되고 또 봄이 오면
어떤 모습을 하고 있을까요.
나 또한 이렇게 말할 수 있을 것입니다.
오렌지의 달콤함과 시큼함이
우리의 삶과 같다고…
윤명희
2011-10-13
526 total views, 1 views today
Leave A Com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