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여!
참으로 오랫동안 참으셨습니다.

노도와 같이 으르렁거리며
때론
밀려오는 파도처럼 울부짖으며
흐르는 눈물을 미처 닦지도 못한 채
설움이 북바쳐 어깨를 들먹이며
하염없이 흐느낄 때도 있었습니다.

섭섭하다며 투정도 많이 했고
누가 무엇을 달라고 기도했냐며
그건 주님의 책임이 아니냐고
주님이 먼저 주신다고 해놓고선
지금 와서 나몰라라 돌아서 계시냐고
눈물 뿌리던 세월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 주님의 마음을 조금은 알 듯합니다.
주님이 원하시는 한 가지는 오직
주님만 바라보고 주님만 사랑하는 것
두리번거리며 머뭇거리지 말고
모든 일에 감사해야 하고
나의 기쁨과 소망은 오직 주님이어야 한다고

이제 와 생각하니
주님을 주인으로 모시지 못한 채
내가 주인이 될 때가 얼마나 많았나요
주님의 뜻대로가 아닌
내 뜻대로 이루어지길 얼마나 원했나요
입술로는 주여 주여 하면서
마음으론 나여 나여 할 때가 얼마였는지요

이제라도 남은 생애동안
묵묵히 나를 부인하고
내 십자가를 지고 가게 하소서
어둠에 속하지 말고
빛의 자녀가 되게 하소서

주여!
참으로 오랫동안 참으셨습니다.

 

윤명희
12/29/20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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